현대·기아자동차(회장 정몽구)가 연초 세웠던 '글로벌 시장 820만 대 판매'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부진했던 내수시장은 신차 효과로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와 경쟁업체들의 판촉 강화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녹록치 않은 한 해를 보냈기 때문이다. 1일 발표된 11월 국산차 실적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11월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약 719만 대를 판매했다. 올해 글로벌 시장 판매목표가 820만 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12월 한 달간 100만 대 이상을 판매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내수 시장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선전했다. 현대차는 11월까지 63만2천여 대를 판매해 올해 내수시장 목표 69만 대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47만4천 대를 판매한 기아차는 연간 내수판매 목표 48만 대를 거의 채웠다. 내수 시장에서 양 사의 선전은 신차 효과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는 올해 투싼과 아반떼 완전변경 모델과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 그리고 쏘나타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신차를 출시했고 기아차는 K5, 스포티지 신형을 선보였다. 모두 볼륨모델이었기 때문에 신차효과도 컸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1월까지 해외시장에서 총 608만여 대를 판매했는데 12월 한 달간 해외에서만 95만 대 이상을 판매해야한다. 연말을 앞두고 소비진작 및 각종 프로모션 확대로 평월 대비 판매대수가 늘어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의 올해 판매대수를 800만 대 초반으로 바라보고 있다. 올해 판매 실적이 기대에 못미친 것은 일본 업체들의 강력한 판촉 공세와 신흥시장 경기침체, 중국 토종 업체들의 저가 공세 등 외부 환경 요인이 불리하게 작용한데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중국시장에서 로컬 브랜드의 저가 공세로 올해 2분기까지 점유율이 6%까지 떨어지는 등 부진을 겪었다. 하반기 현지 경영진을 교체하는 극약처방을 내려 10월 기준 8.9%까지 끌어올렸지만 상당한 부침이 있었다. 기아차 역시 RV 모델 판매가 호조를 보였지만 마찬가지로 중국시장에서 발목을 잡혔다. 한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 달 중순 현대·기아차 해외법인장을 양재사옥으로 불러 신흥시장에서의 위기탈출 해법 찾기에 나설 계획이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 하반기 각 지역별 판매성과와 내년 상반기 판매전략 등을 보고 받을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 회복세가 긍정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남은 한 달도 820만 대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