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CJ헬로비전 인수 후 5조 원 투자", 경쟁사 "근거 없다"
2015-12-02 김건우 기자
SK텔레콤(대표 장동현)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통해 국내 미디어 시장의 위기를 극복하고 통신과 미디어 융합을 선도해 ICT 산업의 선순환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SK텔레콤은 2일 서울 중구 을지로 소재 SK텔레콤 본사 사옥에서 설명회를 갖고 CJ헬로비전 인수 및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을 통한 기대 효과 및 미래 청사진을 발표했다.
◆ SK텔레콤 "미디어-방송 M&A는 자연스러운 현상, 글로벌 경쟁을 위한 조치"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이 글로벌 무한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 통신·미디어 산업이 가입자 유치 위주의 양적 경쟁에서 벗어나 서비스 중심의 질적 경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인식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사업자들은 국경을 넘어 전 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고 미디어 사업자들은 대규모 인수·합병 등 합종연횡을 통해 융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
합병법인은 향후 5년간 5조 원 규모를 ▲디지털 전환, UHD 확대 등 케이블 망 고도화 ▲쌍방향 지능형 네트워크 구현 ▲콘텐츠 산업 및 스타트업 지원 등 미래형 인프라 고도화와 미디어 생태계 육성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약 7조 5천억 원의 생산유발 및 4만 8천여 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SK텔레콤은 밝혔다.
합병법인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고객 지향적 미디어 플랫폼을 구축하고, 차별화된 서비스와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미디어 소비를 확대시켜 관련 산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이끌 계획이다. 또한, 다양한 기기별 특성에 맞는 N-Screen 서비스를 제공하고, 미디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마트홈 및 IoT가 연계된 통합 홈 서비스를 구축하는 등 고객 편익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합병법인은 문화·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한 투자를 확대해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유망 콘텐츠를 적극 발굴·육성할 계획도 밝혔다. 뿐만 아니라 경쟁력 있는 콘텐츠들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고 이를 위한 인프라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지역민 참여 방송을 비롯한 지역채널 특화 콘텐츠를 확대하는 등 합병법인이 미디어 본연의 역할 및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공정성 논란도 일축시켰다.
이형희 MNO 총괄은 "이번 인수합병을 두고 많은 논란과 이해관계가 생겨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우리 방송통신 콘텐츠 사업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와 더불어 적극적인 투자와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KT·LG유플러스 "교묘한 말장난,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원색적인 비난
이에 대해 KT(회장 황창규)와 LG유플러스(부회장 권영수)는 SK텔레콤의 청사진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부당함을 나타냈다.
유료방송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난 KT는 시장지배력 강화 및 전이, 방송의 공익성 훼손, 재벌 간 전략적 제휴를 통한 수직계열화 등 각계에서 우려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적극 반박했다.
우선 이번 인수를 통해 케이블망을 고도화하겠다는 입장에 대해 KT는 "이번 인수합병과는 무관하게 이미 2017년까지 케이블 TV 100% 디지털화가 예정돼있는 상황"이라며 "케이블 TV 투자를 대폭 강화해 케이블 망을 고도화하겠다는 SK텔레콤의 주장은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SK텔레콤이 줄기차게 주장했던 질적강화를 통한 선순환에 대해서도 KT는 "M&A를 통해 강화된 이동통신 지배력을 결합시장 통해 손쉽게 유선·방송시장으로 전이하려는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타 사업자들도 투자확대 의욕을 상실하여 방송통신시장 경쟁력이 하향 평준화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LG유플러스 역시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향후 5년 간 5조 원 투자'에 대해 "지난 해 기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연간 투자액은 9천600억 원"이라며 "향후 5조 원 투자계획은 두 회사의 기존 투자액을 합산한 결과이기 때문에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LG유플러스 측은 "이번 합병이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방송 공짜 번들화를 통해 이동통신 지배력을 방송시장에 까지 확대해 이동통신은 물론 모든 시장을 독점하려는 전형적인 경쟁제한적 기업결합"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