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라이프, 대만 푸본생명 손 잡고 '만년 적자' 탈출할까?
2015-12-10 김문수 기자
현대라이프(대표 이주혁)가 2대주주인 푸본생명의 자금수혈에 힘입어 재무건전성을 개선했지만 '만년 적자' 탈출이라는 근원적인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된다.
현대라이프는 푸본생명과 제휴를 확대하고 상품개발과 자산운용 경쟁력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2012년 2월 녹십자생명을 인수해 탄생한 현대라이프는 2012년 320억 원의 적자를 낸데 이어 2013년 315억 원, 2014년 87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적자가 쌓이면서 보험사의 지급여력을 보여주는 위험기준 자기자본비율(RBC: Risk-Based Capital)은 2012년 231.2%에서 2013년 150.7%로 떨어졌다.
현대라이프는 지난해 6월 현대차그룹으로부터 유상증자(2천억 원)와 후순위채투자(1천100억 원)를 통해 대규모 자금지원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RBC가 182%로 높아졌지만 9월에 160.4%, 12월에 152%로 다시 떨어졌다. 올해 9월에는 급기야 109.5%로 하락하면서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 기준인 100%에 근접했다.
최근 푸본생명이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현대라이프의 RBC비율은 200%대로 높아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대만 푸본생명의 현대라이프 대주주 적격성 승인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라이프생명은 4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푸본생명으로부터 2천2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푸본생명(48%)은 현대모비스·현대커머셜(52%)에 이어 현대라이프의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푸본생명은 약 102조 원의 자산을 보유한 대만 2위의 생명보험사다. 은행·손해보험사 등을 거느린 푸본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다.
하지만 적자가 지속되는 한 재무건전성은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라이프는 올들어 9월까지 318억 원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현대라이프는 신상품 개발을 통한 영업확대로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현대라이프 관계자는 "푸본생명은 고령화와 저금리 환경에서 금리연동형 연금상품과 장기간병보험 등 신개념 상품을 통해 이겨낸 노하우가 있다"며 "이러한 상품 및 자산운용 전략을 벤치마킹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에 대만식 변액연금보험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예금자보호법 개정으로 투자형 상품인 변액보험이 최저보장보험금만큼은 예금자보호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현대라이프는 과거 녹십자생명 시절부터 팔았던 1개의 변액종신보험과 1개의 변액연금보험 상품을 유지 중이다.
현대라이프는 상품 차별화 등을 위해 9월, 11월 두 차례에 걸쳐 대만을 오가며 푸본생명의 장점을 파악했다. 이어 내년 1월부터는 상품, 리스크, 자산운용 부문에 4명의 파견 직원을 두고 푸본생명의 강점을 접목하기로 했다.
현대라이프가 푸본생명과의 협력을 통해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화려한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관심을 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