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배출가스 조작'을 되레 판매 프로모션으로?

조작 3개 모델에 보증기간 연장 프로그램 실시

2015-12-14     김건우 기자

아우디코리아(대표 요하네스 타머)가 지난 달 환경부 조사결과 배출가스 조작이 확인된 3개 모델에만 무상보증기간 연장 프로그램을 실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판매모델은 문제의 EA189 엔진이 미장착돼 직접적인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진 않는다. 하지만 배출가스 조작에 따른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할 아우디가 명확한 소비자 보상정책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판매에만 급급하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10일 아우디 파이낸셜 서비스(대표 한스-피터 자이츠)는 오는 20일까지 아우디 파이낸셜 서비스를 통해 A4, Q3, Q5 700대(선착순)에 무상보증기간을 4년(또는 주행거리 10만km 도달)으로 확대하는 '아우디 연장보증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밝혔다.

파이낸셜 서비스를 36개월 이상 이용하고 선납금과 보증금을 60% 이하로 이용하는 고객이 대상이다. 기존 무상보증기간 3년(또는 주행거리 10만km 도달)에 비해 보증기간이 1년 더 늘어나는 셈이다.

이 정책은 지난 달 폭스바겐코리아(대표 토마스 쿨)가 배출가스 이슈로 판매가 줄자 극약처방으로 꺼냈던 무상보증 연장 프로그램과 똑같다.

폭스바겐은 10월 실적이 900여 대로 추락하자 자사 파이낸셜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 전차종 무상보증기간 5년(또는 주행거리 최대 12만km) 제공 카드를 꺼냈다. 기존 보증기간(3년 또는 주행거리 10만km)보다 늘어난  덕분에 폭스바겐은 리콜이슈에도 지난 달 수입차 판매실적 1위를 차지했다.

수입차는 보증기간 이후 중고차 가격이 급속도로 하락하는 특징이 있어 보증기간 연장은 중고차 가격 보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문제는 아우디가 무상보증 연장을 제공하는 모델이 A4, Q3, Q5에 한정됐다는 것이다. 이상 3개 모델은 지난 달 환경부가 발표한 배출가스 조작 여부가 밝혀진 EA189 엔진이 탑재된 아우디 차량이다.

물론 리콜은 EA189 엔진이 탑재됐던 유로5 모델이기 때문에 유로6 버전인 현 모델은 리콜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아우디가 환경부 조사결과에서 조작차량으로 밝혀진 3개 모델만 프로모션을 실시하는 것은 '속 보이는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아우디코리아 측은 개인고객 비중이 높은 모델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으로 배출가스 이슈와 무상보증기간 연장 프로모션은 연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아우디코리아 관계자는 "주력모델인 A6 이상 중·대형 모델은 법인 구매 비중이 높지만 A4, Q3, Q5는 개인구매 비중이 높은 차량으로 개인고객을 위한 프로모션으로 준비한 것"이라며 "타 모델은 더 나은 프로모션 조건을 이미 진행하고 있어 포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판매모델은 EA189 엔진 이슈와 무관한 유로6 모델이다"면서 "아우디는 해당 이슈와 관계없이 꾸준한 판매대수를 유지하고 있어 이번 프로모션과 연관 짓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차종을 대상으로 한 폭스바겐과 달리 아우디는 배출가스 조작이슈에 연루됐던 모델만 한정시켜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A1, A3, A5 등 개인구매 비중이 높은 다른 모델은 제외돼 여전히 의문은 남아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