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고객과의 소통 '마음 드림'서 일문일답식 열띤 토론
2015-12-15 김건우 기자
현대자동차(대표 김충호·윤갑한)가 고객 소통 프로그램 '마음드림'의 세 번째 시간을 가졌다. 김충호 사장, 연구개발본부 권문식 부회장에 이어 세 번째로 국내영업부문을 총괄하는 곽진 부사장이 연사로 나섰다.
특히 '안티 현대차'의 진원지로 알려진 보배드림 회원을 비롯해 일반 소비자 약 12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룬 가운데 곽진 부사장과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다음은 마음드림 행사에서 나온 모든 질의응답이다. 사전 수합을 통해 받은 질문과 현장에서 즉석으로 나온 질문 등이 다양하게 구성됐다.
◇ 블루핸즈나 협력 정비센터가 불친절해 공식 서비스센터를 이용하는데 예약하기 힘들다?
- 전국 23개 서비스센터가 있는데 일반 소비자들은 블루핸즈보다는 공식 서비스센터를 선호하게 되다보니 어려움이있다. 향후 고객들이 직영서비스센터와 블루핸즈 모두 똑같이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내수-수출용 차량 에어백도 문제이지만 사고 발생시 그나마 장착된 에어백도 터지지 않는다. 이유와 개선책은?
- 과거 에어백 관련 여론이 좋지 않아 어려운 여건에도 과감하게 충돌 테스트를 감행했다. 충돌 테스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전사적으로도 상당한 타격을 받았을텐데 다행히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 국내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은 국산차는 디파워드 에어백, 수출용에는 어드밴스드 에어백 장착돼 차별이 아니냐는 문제다. 두 에어백의 결정적 차이는 어드밴스드 에어백이 조수석에 유아용 시트를 장착했을 때 터지지 않게 하는 것이 유일한 차이다. 다만 국내 고객들이 지속적인 불만을 가지자 아반떼, 쏘나타 등 6개 차종에 어드밴스드 에어백 장착했다. 향후 전 차종에 장착 할 계획이다.
- 에어백 전개 여부는 파손 정도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에어백 센서와 제어기에 가해지는 물리량, 방향, 크기, 시간 등에 따라 좌우된다. 최초 차량 개발 시 유형별로 충돌 실험 후 보완하고 있다.
- 유로 앤캡 등 국제 기준에 근거해 차량 에어백 등 안전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에어백이 모든 사고를 방지해주지 않아 긴급제동시스템, 차선이탈 경보시스템 등 첨단 안전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당 사는 아반떼 2.0 등 소형차급에도 적용하고 있고 추후 소형차급으로 확대 적용하겠다.
◇ 현대차를 선택하는 이유는 넓은 판매/정비 네트워크다. 하지만 차량 구입시나 문제가 생겨 찾아갔을 때 직원들의 무성의한 태도와 불친절은 매우 불쾌하다. 향후 대책이 있는가?
- 그동안 당사 직원들의 불친절과 미흡한 부분들에 대해 사과드린다. 현재는 고객센터, 동호회,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불편, 불만사항을 듣고 있다. 현대차는 단순히 외적 성장 뿐만 아니라 내실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객 불만 해결을 위해 H-VOC 등을 통해 각 부문에서 개선 및 재발 방지를 위해 피드백을 하고 있다. 개선을 위해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CS 아카데미를 운영할 예정이다. 미스터리 쇼핑, 블로그, 동호인들과 함께해 상품 및 서비스 개선 활동 등을 계획하고 있다. 전사적으로도 판매 및 서비스 부문의 투자를 많이 하겠다.
◇ 최근 KBS 소비자 리포트에서 차량 화재 관련 내용이 나왔는데 방송에서는 조사 내용도 대외비로 공개하지 않아 사고 당사자는 답답하고 속이 탈 것 같은데 현대차의 대응이 무책임했다고 생각하지 않은가?
- 방송을 시청했고 고객 응대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잘잘못을 떠나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에는 사과드린다. 앞으로 공신력있는 외부 전문가, 기관과 협업해 공동 조사단을 구성하겠다. 내년부터 공동 조사단이 활동할 것이고 고객들이 수긍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인물들로 구성하겠다.
◇ 최근 티맵이나 김기사 등 내비게이션 앱을 많이 사용하는데 향후 소비자들이 좋은 맵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만 현대차가 제공하고 내부 소프트웨어는 다른 업체를 선택할 수 있는지?
- 일부 국내 업체에 미러링 기능이 도입됐다. 현재 미러링 기능은 스마트폰에서 제한된 정보만 사용이 가능하다. 현대차 기준에 미치지 못해 미러링 기능을 제공하지 않고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 등 프로젝션 기능을 도입하려한다. 하지만 국내 시장이 좁다보니 해당 업체들도 나서기 어렵고 국내 법규와 저촉되는 부분도 있다. 향후 프로젝션 기능을 갖춘 소프트웨어 탑재를 고려하겠다.
◇ 지난 달 발표한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지향하는 점은?
- 현대차 입장에서 제네시스는 현대차 고급차의 비전이다. 브랜드 명칭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기존에 구축한 자산을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때 해외에서는 제네시스 인지도가 높아 명칭을 결정했다.
◇ 제네시스 EQ900는 어떤 차인지, 향후 어떤 차종이 출시되는지?
- EQ900는 인간 중심의 진보라는 방향성에 맞춰 최신 신기술과 안전사양 등을 처음 적용했고 감성적인 부분에서도 최초 적용한 요소들이 많다. 특히 EQ900는 국내 도로환경에서 소음을 최소화하고 최상의 승차감을 구현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지난 4월과 10월에 벤츠 S500과 EQ900 3.3터보와 5.0 가솔린을 직접 시승했다. 승차감, NVH는 개인 별로 체감하는 부분이 있지만 경쟁차종과 대비했을 때 탁월한 것은 확실하다.
- 제네시스는 향후 하나의 브랜드로 구축할 것이다. 2017년까지는 3개의 럭셔리 세단으로 운용, 2020년까지는 6개 차종으로 넓혀나갈 것이다. 내년 2월에는 EQ900 리무진이 출시되고 늦어도 내년 하반기는 제네시스 디젤이 나온다.
◇ 내년 초 현대차 친환경 자동차 AE의 구체적인 사양, 토요타 프리우스와 비교했을 때 우위는?
- 내년 1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출시된다. 하이브리드 모델이고 차명 제외하고는 대외비이지만 마음드림 참여 고객들에게는 특별히 공개했다. 현대차의 미래 비전으로 여기고 개발에 임하고 있다. 2020년까지 친환경차를 22개로 늘릴 예정이다.
- 현재 프리우스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연비를 가진 모델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하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프리우스를 제치고 세계 최고의 연비를 달성했고 고객들의 반응도 기대된다. 하이브리드를 런칭하지만 향후 전기차와 PHEV도 출시해 3개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구성할 것이다.
◇ 제네시스 브랜드가 왜 생겨났는지? 광고에서 나온 내용은 기존 완성차 브랜드도 하고 있는 부분인데 굳이 제네시스 브랜드까지 출시해야하는지?
- 세계 고급차 시장은 독일계 3사가 앞서가고 일본계 3사와 미국 업체, 유럽업체 등이 뒤따라 가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 현대차가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고급차 브랜드 구축이 필수적이다. 고급차 브랜드는 수익성도 좋고 완성차 업체의 기술력, 브랜드 레벨을 높이고 있다. 이번 제네시스 론칭을 통해 국내 완성차 시장의 발전과 국가 브랜드 위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 (김상대 국내마케팅 실장)
◇ 최근 수입차 성장세가 무섭다. 수입차 급성장의 원인과 현대차의 대응 방안은?
- 최근 수입차 성장세가 높아지면서 현대차도 위기감을 느낀다. 수입차에 비해 현대차가 고객 니즈에 대한 다양성이 부족했다. 향후 당사 차량의 품질 개선을 통해 수입차 브랜드와 당당하게 경쟁하겠다.
- 현재 B 세그먼트 SUV 라인업이 없는데 신차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파워트레인의 다변화, 파생차종 출시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고 고성능, 친환경차 라인업 등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으로 삼겠다.
-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서비스의 질적 향상이다. 서비스 네트워크를 고급화하는 등의 개선을 통해 적극적으로 추진해 국내 자동차 산업의 대표주자로서 역할을 다하겠다
◇ 품질 문제와 더불어 고객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는 소통 부족이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심각하게 만들었다. 이를 바꾸기 위한 고객 소통 계획은?
-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 자동차는 품질 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모니터링, 동호회 활동 등을 통해 노력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고객 초청 연구소 행사 등으로 참여하는 활동을 늘리고 판매 서비스 현장과의 공감대를 형성해 개선하도록 하겠다.
- 내년에는 H-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한다. 판매, 상품서비스 등 고객 서비스 불만 해소를 위해 고객 대표군들이 직접 참여하는 활동이다. 현대차에 쓴소리를 하는 고객들을 안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쓴소리를 마다않는 소중한 조언자라고 생각한다.
◇ 최근 박병일 명장 고소 사건으로 현대차 안티들이 많아졌다. 결과론적으로는 박 명장은 무죄 판결을 받았고 글로벌 업체들과의 열띤 경쟁보다 박 명장에 대한 사과 등 진정성 있는 행보가 필요하지 않은가?
- 많은 일들이 발생하고 있지만 다양한 입장을 들어봐야한다. 예를 들어 레이디스코드 스타렉스 사고를 보면 박 명장의 입장과 현대차의 입장을 함께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공식 석상에서 밝힐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
◇ 해외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이익을 적게해서 가격을 낮추고 국내에서는 이익이 잘 나오는 인식이 있다. 또한 조립 불량에 대한 문제 인식이 많은데 조립자를 끝까지 찾아 필벌이 있어야 품질 문제가 나아지지 않을까?
- 과거 현대차의 브랜드력이 떨어졌고 가격이 비슷하면 이길 수 없었다. 이 부분은 현대차 뿐만 아니라 모든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인식이다. 과거 시장 진입을 위해 저가 경쟁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제네시스 DH 부터 가격이 동급 경쟁차와 비슷해졌다. 각 시장 별 법규나 제도에 따라 장착 사양이 다르고 환율도 있기 때문에 상대적인 가격차가 있다. 현재 수출차량이 내수차량보다 더 비싸다. 쏘나타 2.0 터보는 세전기준으로 수출 모델이 내수 모델보다 약 500만 원정도 더 비싸다.
- 공장에서 부품 조립 잘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과거보다는 징계가 세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공정 부문에서의 실수는 징계를 강화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