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중공업부문 불황 모르는 고속성장...비결은?

2015-12-28     김국헌 기자

조선, 철강, 기계설비 등 이른바 '중공업'으로 분류되는 중후장대형 산업이 긴 불황에 신음하고 있는 것과 달리, 효성(회장 조석래)의 중공업 사업부문이 성장세를 지속해 눈길을 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효성 중공업부문의 매출은 1조8천230억원으로 전년동기비 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천214억원으로 전년동기비 1856% 급증했다. 영업이익률도 0.4%에서 6.7%로 크게 개선됐다.

중공업 부문이 효성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17.4%에서 19.8%로 확대됐고, 지난해 1%에 그치던 영업이익 비중은 16%까지 확대됐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3분기 누계기준

효성 중공업 부문은 지난 2013년에 2조6천1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도 3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흑자전환과 함께 효자노릇을 톡톡이 하고 있다. 

효성 중공업 사업부문의 이같은 성장세는 다른 중후장대 산업군의 대표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조선업 위주인 현대중공업(대표 최길선)이 조단위 적자를 내며 긴축경영에 들어가고, 포스코(대표 권오준)가 계열사를 팔아치우며, 두산인프라코어(대표 손동연)가 신입사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현실과 상반된 모습이다.

효성 중공업 사업이 생산하는 제품은 변압기, 차단기, 전동기 등 전력산업군 위주로 구성이 돼 있다. 지난 2013년에는 물량을 많이 수주하기 위해 단가를 낮춰 수주한 것이 영업손실의 원인이었다. 이후에는 이익률이 좋은 제품 위주로 선별적 수주를 단행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 효성이 실증을 위해 12월부터 창원공장에 운영 중인 스테콤 등 시스템 모습

효성 중공업 사업부문의 전망은 앞으로도 밝다.

전 세계 발전수요는 노후설비 교체수요를 바탕으로 연2~3% 수준의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특히 경제성장과 산업화에 따른 전력소비 증가로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등 신흥국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또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라 세계 각국은 셰일가스 등 새로운 에너지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환경 정책 강화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및 고효율 전동기와 같은 에너지 절감 제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전력 공급 불안 해소 및 효율적 전력망 구축을 위해 에너지 저장시스템(Energy Storage System), 초고압 직류송전시스템(HVDC) 등 신규 기술에 대한 도입도 검토되고 있다.

효성의 전력사업 부문은 반세기 동안 축적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 송배전 사업부문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인도와 파나마에 국내에서 효성이 유일하게 상용화 기술을 가진 스태콤 장치를 수주하는 등 해외시장에서도 품질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전세계에 초고압 변압기 등의 전력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는 효성을 포함해 3~4군데에 불과하다. 다른 중후장대 산업들처럼 중국의 무서운 추격을 받을 일도 없다. 전력산업의 경쟁력은 기술력에서 나오는데 효성은 90년대 후반부터 한전과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기술과 노하우를 확보해왔다.

효성 관계자는 "중국은 전력산업을 하고 싶어도 기술과 노하우가 없어서 진출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세계 일류 기술이 없으면 망한다는 생각으로 98년도부터 전력 사업을 해놓은 결과 지금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발전소, 변전소가 많이 세워질 땅덩어리가 큰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의 나라와 길게는 아프리카까지 전력산업 시장 전망이 매우 밝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