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등 조선3사, 임단협 겨우 마무리...회생작업 속도낼까?

2015-12-30     김국헌 기자

현대중공업(대표 최길선)과 대우조선해양(대표 정성립), 삼성중공업(대표 박대영) 등 조선3사 노사가 진통 끝에 회사 살리기에 힘을 모으고 있다.

사상최대 적자에도 불구하고 강성 노조의 연이은 파업으로 진통을 겪기도 했지만 현대중공업 노조가 최근 입장을 누그러뜨리면서 3사 모두 회생작업에 노사가 한마음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8일 열린 조합원 총회에서 1만7천134명 중 88.3%인 1만5천131명이 투표에 참가해 58.7%(8천894명)가 찬성으로 임단협(임금과 단체협약)을 마무리 지었다고 밝혔다. 2015년도(지난 6월~내년 5월) 기본급이 동결된다. 협상 타결로 울산(특수선사업부 제외) 및 군산지역 사업장 생산도 개시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 25일 첫 교섭을 가진 이후 무려 43차례나 교섭을 가져왔다. 노조 측은 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매각해 임금을 올려달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집회에 참가한 노조원에게 금품을 주는 파행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연말이 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노조 측은 올해 조단위 적자가 확실시 되는데다 내년 조선업황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임단협 타결에 적극적으로 임하기 시작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임단협에서 사측의 절박한 상황과 경영난을 조합원들이 많이 고려해준 덕분"이라며 "노사관계의 불안이라는 불확실성을 해소함으로써 내년 흑자전환에 노사가 한 뜻으로 노력할 수 있게됐다"고 말했다.

▲ 지난달 30일 열린 전사 대토론회에서 악수 하는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우)과 현시한 노조위원장(좌).

3분기까지 총 4조3천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대우조선해양 노사는 이미 지난 9월 기본급 동결로 임단협을 타결한데 이어 회사 살리기에 노사가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지난 22일 대우조선해양은 2조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기 위해 임시주주총회를 열었다. 대우조선 임직원의 80%가 올해 임단협 타결에 따라 지급받기로 한 '경영위기 조기극복 및 성과 달성 격려금'으로 우리사주 유상증자에 동참하기로 했다. 격려금은 직원 1인당 평균 300만원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창사 이래 처음으로 협력사까지 참석한 가운데 전사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위기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노사가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7대과제 36개 세부 실천사항을 정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노사합동 경영정상화 추진위원회'까지 신설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2년내 신용등급을  부실 이전 수준으로 올리고, 경영 조기 정상화를 위해 노사가 한마음으로 회사 살리기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 9월 조선3사 중 가장 일찌감치 임단협을 타결했다. 삼성중공업은 기본급 0.5%를 올리는 등의 수준에서 노사합의를 이뤘다. 지난해 해를 넘겨 올해 초 임단협이 마무리 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1조5천억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데다 업황개선이 더딘 만큼 노사 모두 한 발 양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 임단협 초입에는 조선3사가 공동 파업을 추진하는 등 걱정이 많았지만 갈수록 위기의식이 커져가면서 노사가 한말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며 "조선업이 위기상황이지만 노사관계가 안정된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