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글로벌 판매목표 작년보다 낮춰 잡은 까닭은?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몽구)이 올해 글로벌 시장 목표 판매대수를 이례적으로 지난해보다 줄였다.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세계경제를 반영해 무리한 몸집키우기보다는 내실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813만 대를 판매하겠다고 4일 발표했다.
지난해 판매목표 820만 대에 비해 7만 대 감소한 수치다. 연간 판매목표를 공개하지 않은 2009년을 제외하고는 현대차그룹이 연간 판매목표를 줄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지난해 러시아 루블화 폭락, 지속된 엔저현상으로 미국, 중국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가 장기화되면서 해외실적이 전년 대비 줄었다. 지난해 목표로 했던 글로벌 시장 820만 대 판매도 달성할 수 없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820만 대(현대차 505만 대, 기아차 315만 대)를 목표로 했지만 현대차는 9만여 대가 모자른 496만 대, 기아차는 10만여 대가 부족한 305만 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는 19만 여대가 모자른 801만 대를 판매했다.
2년 연속 글로벌 시장 800만 대를 돌파하는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지만 판매 목표대수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차 개별 회사별 목표치 역시 일제히 하향조정됐다. 지난해 505만 대 판매를 목표로 했던 현대차는 4만 대를 줄인 501만 대, 기아차는 315만 대에서 3만 대 감소한 312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개별 회사의 목표 판매대수를 들여다보면 글로벌 시장 침체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고민도 담겨 있다. 수입차와의 경쟁이 치열한 내수 시장은 늘렸지만 해외 시장은 목표치가 줄었다.
현대차는 내수는 전년 판매목표 대비 3천 대 늘렸지만 수출은 4만3천 대 줄였다. 기아차 역시 내수는 4만5천 대 늘렸지만 수출은 3만 대 줄이면서 올해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녹록치 않을 것을 예고했다.
하지만 목표치와는 별개로 연간 판매대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현대차그룹은 1999년 3월 기아차 인수 이후 17년 간 단 한차례도 연간 판매대수가 줄어든 적이 없다.
현대차그룹 측은 글로벌 시장이 위축되면서 모든 자동차 메이커들의 실적이 줄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올해 목표로 한 글로벌 판매 813만 대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성장 둔화 등 글로벌 시장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글로벌 800만 대 판매를 달성했다"면서 "올해 목표치 813만 대는 전년도 실적 801만 대보다 오히려 12만 대 늘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