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자동차 디스플레이사업 '박차'...일본 · 대만 벽 넘을까?

2016-01-15     김국헌 기자

최근 전자업계의 관심이 자동차 전장부품으로 옮겨 가면서 삼성디스플레이(박동건)와 LG디스플레이(대표 한상범)도 자동차업체와 협업을 통해 관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유럽 자동차회사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현대기아차와 도요타, 혼다, GM 등으로 거래를 확대하며 시장 선점을 꾀하는 중이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에 늦게 진출한 삼성디스플레이는 독보적인 소형 OLED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해외 자동차기업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최근 자동차의 네트워크화, 스마트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운전자에게 제공되는 정보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자동차 회사들은 이 같은 정보를 제공하는 디스플레이 장치의 개발과 조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를 신성장 동력으로 정하고 집중 육성을 꾀하는 중이다.

지난 2003년부터 다임러 벤츠 등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도요타·혼다 등 일본 자동차 업체외에 현대·기아차, GM 등에도 자동차용 LCD를 공급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초고해상도 광시야각 기술과 한 단계 진일보한 터치 기술 등을 바탕으로 자동차에 최적화된 디스플레이를 양산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오는 2018년까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매출을 2조원 이상으로 늘려 전세계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의 30%를 차지하는 글로벌 1위 기업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안전성이 높은 IPS 디스플레이와 디자인에 강점을 가진 플라스틱 OLED를 양축으로 한 2트랙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대형 패널 부문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OLED와 투명, 플렉시블 등의 기술력도 확보하고 있어 차세대 시장에서 선전이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에 차량 곡면과 어우러지며 3단으로 휘어진 25인치 워터폴(Waterfall) LCD 제품과 장갑을 낀 상태에서도 터치가 가능한 10.3인치 인셀터치 제품 등을 선보였다.

후발주자인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를 통해 차량용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현재 자동차용 시장에서는 순위권 밖에 있지만 중소형 OLED 기술력에서는 독보적이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플렉서블 OLED를 중심으로 하는 차별화 전략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아우디 등 완성차 업체와 OLED 패널 공급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 외에도 BMW, 콘티넨탈과 OLED 디스플레이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업체들과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시장 입지 확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을 견인해온 TV와 휴대폰 시장 성장이 최근 둔화되면서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상황에서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부문은 수익성과 물량 모든 측면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신시장"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일본과 대만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까지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일본과 대만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들은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자국 자동차 제조사들을 배경으로 시장을 선점했다. 대만 기업들은 중국 자동차 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혜택을 누리며 일본 업체들과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차량용 디스플레이시장에선 일본의 재팬디스플레이(점유율 19%)가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일본의 샤프(16%), 대만의 이노룩스(15%)가 바짝 쫓았다. 한국 업체 중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점유율 13%를 기록해 5위에 올랐다.

▲ 자료: IHS

업계 관계자는 "삼성, LG 등 국내 업체들이 핵심 디스플레이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는 점과 최근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의 컨셉트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성장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시장규모는 2015년 90억 달러(10조6천억 원) 수준에서 오는 2021년에는 186억 달러(21조9천억 원)으로 두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IHS는 "완성차 업체가 더 크고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디스플레이를 원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2010년 대 후반부터 급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