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집', LG는 '자동차'...'사물인터넷' 다른 길 걷나?

2016-01-08     김국헌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첨단기술을 선보이며 자존심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사물인터넷(IoT)을 화두로 들고 나왔지만 관심분야에서는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삼성은 '집'에 몰두한 반면, LG는 '자동차'에 무게 중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지난 5일 열린 LG전자의 프레스컨퍼런스는 '자동차'로 포문을 열었다. 그룹 전체적으로 차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만큼, LG전자는 프레스컨퍼런스에서도 전장부품사업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음을 강조했다.

안승권 LG전자 사장은 프레스컨퍼런스에서 "LG가 왜 갑자기 차 사업에 나섰는지 궁금할 것으로 안다"며 "자동차가 빠르게 전장부품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이상 시간을 낭비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안 사장은 TV, 모바일, 가전 사업 등에서 축적한 디스플레이, 센서, 카메라, 통신, 모터, 컴프레서 등 기반 기술들을 자동차에 적용하는 사례를 소개하며 LG전자가 미래 자동차 부품사업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음을 설명했다.
▲ 최성호 LG전자 클라우드센터장(전무)는 폭스바겐의 ‘CES 2016 기조연설’에 등장해 IoT 기술 협력 사실을 밝혔다.

6일 폭스바겐의 신규 전기차 컨셉트 모델 공개자리에는 LG전자 임원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성호 LG전자 클라우드센터장 전무는 폭스바겐의 전기 콘셉트카 ‘버드-e’와 LG전자의 스마트 기기 간 연동 시나리오에 대해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사물인터넷 카 구현을 위해 LG전자와 손잡고 스마트폰 앱으로 집 내부의 조명, 냉장고 등을 조절하는 기술을 넣었다. 실제 최 전무는 차량 내에서 세탁기와 냉장고·오븐·오디오 등 다양한 스마트 가전을 제어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은 6일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웨스트게이트호텔에서 열린 메리 바라 GM 회장 기조연설에 참석했다. 이날 기조연설에는 LG전자가 핵심부품 11종을 공급한 GM의 차세대 전기차 볼트 EV가 무대에 올랐다. 볼트 EV를 본 구 회장은 "본네트를 열어 우리 부품을 보여주고 싶다"며 LG의 전장부품 완성도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 삼성전자 미국법인 팀 백스터 부사장은 "소비자의 일상에 의미있는 변화를 주겠다'고 했다.

이와는 달리 삼성전자는 CES에서 자동차와 관련된 이야기를 일체 언급하지 않고 있다. 가전행사 취지에 맞게 생활가전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타겟은 '집'이다.

지난 5일 삼성전자는 '소비자의 일상에 의미있는 변화를 주겠다'는 주제로 프레스컨퍼런스를 열었다. 

연사로 나선 삼성전자 미국법인 팀 백스터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스마트 라이프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이번 CES에서는 삼성전자의 다양한 제품들이 IoT 기술로 연동되어 일상속 IoT를 구현하는데 한발 다가갔다"고 강조하면서, "고객을 진정으로 배려하는 다양한 혁신 제품과 에코시스템을 강화해서 소비자 삶의 질을 높이는데 더욱 힘쓰겠다'고 발표했다. 

▲퀀텀닷 디스플레이 SUHD TV ▲IoT 기술로 가족을 배려하는 스마트 홈 가전제품 ▲더욱 다양화된 모바일 제품과 솔루션 등이 대거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리모컨 하나로 모든 콘텐츠를 한 눈에 확인하고 즐길 수 있는 스마트 TV 신제품을 처음으로 무대에서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이원진 부사장은 “이제 거실에서 기기마다 다른 리모컨들을 찾아 다닐 필요가 없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이외에도 IoT 기술이 적용된 냉장고, 세탁기, 오디오 등의 신제품들을 대거 공개했다. 특히 냉장고에 IoT 기술을 적용한 '패밀리 허브(Family Hub)' 냉장고가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이 냉장고는 내장된 카메라로 외부에서도 스마트폰으로 내부를 확인하고, 냉장고 문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로 가족들의 일정을 확인하고, 마스터카드와 연계해 손쉽게 쇼핑까지 할 수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의 경우 지난 10년간 자동차 전장사업에 한걸음 먼저 뛰어든 만큼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반면, 삼성은 TV, 냉장고 등 집에 들어가는 IoT 시장 확대에 초점을 맞춤 모습"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