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대형 세단 못지않는 SM6, 국산 중형차의 기준을 바꾼다?
처음 르노삼성이 SM6를 출시한다고 발표했을 때 '글쎄~'라는 반응이 많았다. SM5와 SM7 모델 사이에서 어떤 차별화를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이자 우려였을 게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대감이 증폭됐다. 르노삼성이 국내시장에 무려 5년 만에 내놓은 중형차라는 점과 최첨단 자동차 기술의 집결이라는 점, 저렴한 가격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당겼다.
단 하루 사전예약만 무려 1천300대. 1월 르노삼성의 자동차 판매가 최악의 부진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SM6로 반전의 계기를 잡은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SM6 출시를 계기로 르노삼성이 완전히 살아날 수 있는 하나의 기회를 잡았다"는 르노삼성 박동훈 부사장의 자신감에 SM6가 더욱 궁금해졌다.
◆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차' 선정에 걸맞는 디자인
섹시하고 강인한 세련미. SM6를 실물로 처음 본 첫 느낌이었다.
SM6는 딱 보기에도 넓고 낮은 외관을 지녔다. 전고가 1.46미터를 채 넘지 않으면서도 전장 4.85미터, 전폭 1.87미터로 넓고 낮은 라디에이터에서 강한 이미지가 풍겨나고, 앞모습은 태풍을 닮은 독특한 느낌을 풍기며 섹시함을 전해 준다.
동급 최초로 19인치 휠을 적용해 카리스마가 넘친다. 수평 모양의 태풍의 눈 로고는 그릴 중앙에서 낮은 전고와 어우러지며 SM6의 스포티함과 함께 균형 잡힌 안정감을 준다. SM6 인테리어는 여유로움, 절제미, 품격이 어우러진 정교한 마감으로 눈길을 끌었다.
뒷모습은 견인고리가 안보여 깔끔하다. 유럽 프리미엄 업체들이 채택하고 있는 분리형 견인고리를 적용해 깔끔하고 남성적인 뒷태 디자인을 완성했다.
사실 SM6의 디자인은 해외에서 먼저 호평을 받았다. 지난 달 26일 저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6 컨셉카 전시회’ 전야제에서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차(Plus Belle Voiture de l’Année)’ 부문에 SM6의 유럽버전인 '탈리스만'이 선정된 것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르노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는 로렌스 반덴애커(Laurens van den Acker) 부회장은 이 차를 출시하고 디자인 그랑프리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실내를 들어가보면 미래형 자동차의 모습이 펼쳐진다. 5개 모드, 7개의 시스템을 손가락 하나로 조작할 수 있는 멀티 센스 조작기, 5가지 모드의 7인치 TFT 계기판 등이 상당히 진화된 자동차의 모습을 느끼게 해준다. 슬라이딩 텐션 스프링 구조를 통해 일체형 전동식 선루프 블라인드를 구현했는데 타사들과 달리 이음매가 없어 보기에 깔끔하다.
8.7인치의 디스플레이 태플릿 PC가 장착된 네비게이션은 HUD 앞유리에 비추어지게 하는 방식을 채택해 차별화를 뒀다.
◆ 부드러운 변속감과 탁월한 가속 성능 갖춰 드라이빙 재미 쏠쏠
다음은 르노삼성이 '감동적'이라고까지 표현한 드라이빙을 느껴볼 차례. 시내의 번잡한 도로와 고속도로 모두를 체험할 수 있는 코스였다.
시승 모델은 2.0 GDe. 최고출력 150마력의 가솔린 엔진으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만든 최신 엔진 중 SM6에 가장 먼저 탑재됐다. 여기에 기존 르노삼성이 많이 쓰던 무단변속기를 버리고 게트락의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DCT)을 채용했다.
SM6는 EC0, COMPORT, NEUTRAL, SPORT, PERSONAL 등 5가지 모드로 셋팅변경이 가능해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르노삼성 측의 설명. 시승은 성능과 핸들링이 최적화된 SPORT 모드에서 주행해봤다. 고급 외제차처럼 저속도에서 고속도로 올라가는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GDI, 7단 습식 DCT를 통한 가속 성능이 탁월했다.
연비가 요구되는 영역에서는 선형 가속을 통해 연비 최적화를 유지할 수 있었고, 가속 요구 영역에서는 D-step 모드로 다이나믹한 주행성능을 자랑했다. 습식 클러치 채용으로 부드러운 변속감도 구현했다.
주행 시 정숙성도 합격점이었다. 주행시 발생하는 소리로 신경이 거슬린 적은 없었고, 편안함을 선사했다. 프론트 엑셀 2중 구조 서브시스템과 흡음형 휠커버, 고강성 경량 강화 플라스틱 플로어 등을 적용한 탓이다. 엔진룸과 대쉬 플로어, 도어 트렁크 등에 흡음재를 확대적용해 소음과 진동의 실내 유입을 최소화 시켰다. 중형차 최초로 액티브 댐핑컨트롤을 장착해 최고의 승차감도 제공한다.
특히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SM6의 진가가 발휘됐다. 탁월한 주행성과 속도감, 변속감은 운전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운전의 재미를 느끼게 해줄 만큼 충분했다.
다만 차선 변경시 깜빡이를 켤 때 나는 소리가 자동차의 세련된 이미지와는 달리 다소 경박해 신경에 거슬렸다. 연비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2.0 GDe의 복합연비는 12.0㎞/ℓ지만 이 날 시승에서는 7km/ℓ가 나왔다.
◆ 최첨단 자동차 기술 담은 '종결판'
SM6에는 최첨단 자동차 기술들이 총 집결된 느낌이다. 자동차가 여기까지 진화했구나라고 놀랄 수 있는 최신 성능들이 운전자의 편의를 생각한 곳곳에 배치됐다. 르노삼성이 '감성적 이노베이션'이라고 표현한 이유다.
드라이버 프로파일을 통해 드라이빙 세팅을 저장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운전하고 난 뒤 운전대에 앉아도 좌석 배치와 운전 모드 등을 다시 설정할 필요 없이 클릭 한번이면 충분하다.
최신 3D 티맵 네비게이션 및 스마트폰 테더링 통한 실시간 경로 탐색할 수 있고, 8.7인치 풀터치 인터페이스 네비게이션을 통해 멀티미디어 활용 및 자량 정보설정이 가능하다. 기본 8개, 프리미엄의 경우 13개 스피커 및 외장 앰프는 웅장한 사운드를 제공했다. 스마트폰 테더링 서비스를 통해 멜런서버 스트리밍 서비스도 이용가능했다.
처음 차를 타보면 실내 공간이 그렇게 크지는 않다는 느낌을 받는데 반해 은근히 수납공간이 넓다. 25리터 크기의 실내 수납공간은 국산 차중 최대수준이며 외제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내부에 위치한 냉장고 기능이 있는 쿨박스가 인상적이었다. 마사지가 가능한 시트도 획기적이다.
트렁크에는 골프백과 보스톤 백 4개 기본 적재가 가능할 정도로 공간활용도가 우수했다. 트렁크 하단부분에도 공간을 만들어 다양한 물품의 추가 적재가 가능했다.
결론적으로 SM6는 중형차로 나오긴 했지만 사실상 플랫폼만 중형세단이지 거의 대형세단과 같은 편의 시설들과 디자인, 주행성능을 자랑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SM5와 SM7이 품질 측면에서는 인정을 받았어도 인상적이지 못한 외관으로 확 당기는 맛이 없었는데 SM6는 확실히 다르다. 차를 주행하는 동안 주변의 시선이 뜨겁게 느껴졌다.
SM6는 중형 세단의 기준점을 새로이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상당히 많은 옵션과 편의사양을 적용했음에도 경쟁 제품의 가격과 큰 차이 없이 출시됐기 때문이다.
SM6는 3월부터 1.6 가솔린 터보 모델인 ‘1.6 TCe’, 2.0 가솔린 모델 ‘2.0 GDe’, 2.0 LPG 모델 ‘2.0 LPe’ 등 세 가지 엔진으로 출시한다. 판매가격은 LPG 모델의 가장 낮은 트림인 SE 모델이 2천325만원이고 가장 고급형인 1.6 RE 모델이 3천250만원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