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대표이사 물갈이 거의 없어...포스코 61% 교체 '최고'

2016-02-17     윤주애 기자

올 들어 30대 그룹의 대표이사 70% 이상이 유임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체된 퇴임자들도 평균 3년 이상 임기를 채우는 등 인사 변동폭이 적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그룹 중 9곳은 대표이사를 단 한명도 교체하지 않았다.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대기업들이 '구관이 명관'이라며 경영 안정성을 지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270개 계열사 359명의 대표이사 중 100명(27.9%)이 최근 1년 동안 교체됐다. 이는 2015년 연초 대표이사 현황과 2016년 현직을 비교한 것이다.

퇴임한 이들의 임기는 평균 3.4년이었다. 상법상 대표이사 임기가 2~3년인 점을 감안하면 기본 임기 이상을 채운 셈이다. 퇴임자들의 평균 나이는 58.9세, 신규 선임된 대표이사는 56.9세였다.

이번 조사에서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회사는 제외됐다. 30대 그룹 중 부영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계열사가 없었다. 

그룹별로는 대표이사가 1명인 대우조선해양을 제외하면 포스코, LS 그룹 등이 대표이사 절반 이상을 바꿔 교체율이 높게 나타났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1년 간 대표이사 61.5%를 교체해 변동폭이 가장 컸다. 12개 계열사 대표이사 13명 중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에너지, 포스코엔지니어링, 포스코플랜텍, 포스코엠텍, 포스코켐텍, 포스코강판, 포스코기술투자 등에서 8명의 대표이사가 교체됐다.

LS그룹 교체율은 50.0%로 뒤를 이었다. 16명 중 LS전선, 가온전선, LS엠트론 등의 계열사에서 8명의 새 얼굴이 등장했다. 이어 신세계(45.5%), GS(44.4%), SK(39.0%), 삼성(37.0%), 한화(36.8%), KT(36.4%) 등의 교체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이에 반해 20개 그룹은 3분의 2 이상을 유임시키거나 대표이사를 교체하지 않는 등 변동폭이 미미했다.

현대백화점은 계열사 8곳의 대표이사 13명을 교체 없이 그대로 유지했다. 한진(10명), 효성·동부(8명), KCC·현대(4명), 동국제강(3명), 대우건설·S-Oil(1명) 등의 대표이사들도 모두 자리를 지켰다.

11개 그룹은 3분의 2 이상을 유임시켰다. OCI는 계열사 8곳의 대표이사 14명 중 단 1명(7.0%)만 교체했다. 황도환 삼광글라스 대표가 이도행 대표로 교체됐다.

미래에셋도 총 8명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장부연 대표이사를 김미섭 대표이사로 교체해 1명(12.5%)만을 새롭게 앉혔다. 현대중공업그룹 역시 7명 중 1명(14.3%)을 교체했다. 현대삼호중공업 윤문균 대표이사가 하경진 대표이사 자리를 메웠다.

롯데는 25명 중 4명(16.0%), 금호아시아나는 6명 중 1명(16.7%)을 신규 선임해 교체율이 10%대에 불과했다. 현대차(20.0%), 대림(25.0%), CJ(29.4%), LG(31.6%), 두산·영풍(33.3%) 등이 3분의 2 이상을 유임시켜 경영 안정을 기했다.

퇴임 대표이사 100명은 대부분 기본 임기 이상을 채웠다. OCI의 퇴임자 임기가  7년으로 가장 길었고, GS(5.9년), LG(5.4년), 두산(4.9년), 한화(4.4년), LS(4.4년), 금호아시아나(4.0년) 등 4년 이상 재임한 그룹이 7곳이나 됐다. 대림(3.9년), 신세계(3.3년), 대우조선해양(3.2년), 롯데(3.0년)도 3년 이상이었다.

반면 삼성(2.9년), 현대차(2.8년), 현대중공업(2.7년), SK(2.6년), KT(2.6년), 미래에셋(2.5년)은 3년 미만으로 평균보다 짧았다.  CJ(1.9년), 포스코(1.8년), 영풍(0.5년)은 2년을 채우지 못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윤주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