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최고금리 인하에 카드론 수수료 떨어질까?
대부업 최고금리 인하를 골자로 한 대부업법 개정안이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에 의결될 것으로 보이면서 불똥이 카드사에게 튈 조짐이다.
대부업 최고금리 인하로 카드론 금리와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카드사들 역시 금리를 내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카드론 사업마저 직격탄을 맞게 된 셈이다.
카드론은 3개월 이상 돈을 빌리는 장기 대출상품으로 카드사들은 최고 금리 기준으로 연 20% 중반 대 수수료율을 책정하고 있다.
국내 카드사들의 카드론 수익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국내 7개 전업계 카드사들의 카드론 수익은 2조1천647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2.7% 증가했다.
전체 카드수익 가운데 카드론이 차지하는 비중도 적지 않다.
지난해 전업계 카드사 7곳의 카드론 비중은 평균 17.8%이고 롯데카드(대표 채정병)와 현대카드(대표 정태영)는 20%를 넘겼다.
우리은행에서 분사한 뒤 카드론 영업을 강화한 우리카드(대표 유구현)의 경우 1년 새 카드론 수익 비중이 6% 포인트나 상승하기도 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분사 전에는 우리은행 내 카드사업부 소속이었고 은행 대출상품도 있어서 사실상 카드 대출영업이 어려웠다"면서 "분사 후 금리로 타 사 대비 낮춰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면서 지난해 카드론 수익 비중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부업법 개정안 시행으로 대부업체 대출 최고금리가 34.9%에서 27.9%로 7% 포인트 인하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개정안대로라면 최고 금리 기준으로 대부업체와 카드사의 최고금리 차이가 줄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전업계 카드사의 카드론 최고 금리는 평균 23~24% 정도다. 우리카드가 22.9%로 가장 낮고 하나카드(대표 정해붕)가 25.9%로 가장 높다. 대부업체의 최고금리가 오히려 카드사보다 낮아진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도 대부업체 금리보다 낮은 수준의 카드론 금리를 유지하기 위해 릴레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 카드사들은 조달금리 인하에 따라 이미 지난해부터 카드론 금리를 내렸다.
전업계 카드사 7곳 중 지난해를 기점으로 카드론 최고금리를 내린 곳은 3곳. 현대카드가 올해 1월 3% 포인트를 인하했고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도 지난해 10월 최고금리는 각각 1%p와 0.2%p 내렸다.
삼성카드(대표 원기찬)와 롯데카드는 지난해 10월에 최저금리를 각각 2%p와 0.4%p 인하했고 우리카드는 다음 달 1일부터 카드론 최저금리를 0.1%p 내린다. 하나카드는 대부업법이 시행되면 재산정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금리 인하는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야하고 카드사의 수익성과도 직결돼 신중하게 판단할 수밖에 없다"면서 "추가 금리 인하는 시장 상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