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안내멘트만 흘린 뒤 '뚝'...알뜰폰 고객센터 불통
에넥스텔레콤, EG모바일등 연결 안돼
# 경기도 안산시 이 모(남)씨는 지난해 12월 KT에서 에넥스텔레콤으로 서비스를 변경했다. 지난 1월 3만 원이 1차로 이체통장에서 빠져나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16만 원이 2차적으로 빠져나가 의아했다는 이 씨. 결제 내역을 알아보기 위해 수차례 고객센터로 연락을 했지만 '통화량이 많아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안내 멘트만 반복됐다.
# 경기도 부천시 홍 모(남)씨는 중고로 구매한 알뜰폰 기기가 불량으로 확인돼 EG모바일에 확인을 부탁하기 위해 고객센터로 연락을 했지만 도무지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일대일 상담, 이메일 모두 상담 문의를 했지만 일주일이 넘게 연락조차 없었다. 홍 씨는 "알뜰폰이 싸고 좋다고 하지만 구매 후 서비스는 매우 허술하다"며 황당해 했다.
알뜰폰 고객센터와의 전화 연결이 어려워 정상적인 상담이 어렵다는 소비자들의 민원이 줄을 잇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올 들어 접수된 민원 건수만 40여 건이 넘는다. 특히 대형통신사 이름을 내건 불완전 판매나, 안내받은 내용과 달리 과다 청구되는 요금 등 민원에 대한 상담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고객센터 불통 시 가입자들이 느끼는 답답함은 커질 수밖에 없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갑작스런 가입자 증가와 고객센터 인력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직접 CJ헬로비전, SK텔링크, EG모바일, 에넥스텔레콤, 세종텔레콤 (가입자수 많은 순) 등 주요 5개 알뜰폰 사업자들의 고객센터에 전화연결을 시도해 연결시간을 조사했다.
3월1일이 공휴일인 만큼 통화량 밀집이 예상되는 2월29일과 3월2일 이틀간 오전, 점심시간, 오후 총 3구간 시간대로 나눠 안내 멘트를 다 듣고 '신규 가입 관련 상담' 연결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에넥스텔레콤 등 일부 업체는 점심시간 12~13시까지 통화 연결이 아예 불가능해 13시~14시를 기준으로 뒀다.
조사 결과 에넥스텔레콤과 EG모바일과의 전화 연결이 가장 어려웠다. 두 곳 모두 '통화량이 많아 연결이 어렵다'며 각각 평균 대기시간 5분, 2분9초 이후 연결이 끊어졌다.
SK텔링크 역시 평균 3분 40초 가량의 긴 시간을 대기해야 상담원과 연결이 가능했다. 반면 CJ헬로비전과 세종텔레콤은 상담사 연결 시간이 평균 1분13초, 1분 26초로 대기 시간이 짧았다.
에넥스텔레콤 측은 고객센터 연결 지연에 대해 현재 우체국 채널을 통한 가입자가 20배 가까이 폭증한 탓에 운용이 어렵다고 인정했다.
지난 2일부로 우체국 알뜰폰 신규 가입자 신청을 일시 중단한 상황이다. 다만 홈쇼핑, 온라인 사이트, 오프라인 대리점 등의 채널은 유지할 계획이다.
에넥스텔레콤 관계자는 "지난 1월 우체국 알뜰폰 채널에서 하루 평균 20배 이상 가입자가 폭주했다"며 "최근 운영 중인 군산 고객센터를 기존 120명에서 200명까지 늘렸고 전주 역시 기존 30명에서 80명으로 늘렸지만 고객 상담 누적 건수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답했다.
EG모바일 관계자는 "고객센터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부분은 맞다"며 "그렇기 때문에 사무실 증축과 인력 증원 등을 계획 중이며 3월 말까지는 안정화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지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