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만 원짜리 유명브랜드 백팩, 수선비만 20만 원?
업체 측 "전면 교체로 새로 만드는 것과 맞먹어"
2016-03-13 조윤주 기자
글로벌 브랜드의 가방 수선비가 구매가에 육박해 소비자가 의문을 제기했다.
과잉 수선으로 수선비를 과다하게 책정했다는 소비자 주장에 업체 측은 타사와 비교해도 동일한 수준의 비용을 기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경우 간단한 박음질 처리가 아닌 전면적인 부품 교체가 필요해 20만 원 상당의 비용이 청구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 용산구에 사는 이 모(남)씨는 2014년 5월 백화점 쌤소나이트 레드 매장에서 28만 원 짜리 백팩을 샀다.
2년 가까이 사용하다 보니 전면부 가죽이 닳아 패브릭과의 연결 부분이 찢어지기 시작했다. 매장에 수선을 맡기려고 했으나 3만 원 상당의 비용이 든다고 해 그냥 쓰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갈라지는 부분이 점점 넓어지는데다 바닥의 가죽도 닳아서 2월 초 매장을 다시 방문해 수선을 의뢰했다.
며칠 후 매장으로부터 수선 견적비가 20만 원이라는 안내를 받고 깜짝 놀란 이 씨. 전면 가죽과 패브릭이 닿는 찢어진 부분과 바닥면, 두 부분을 수선하는데 구매가의 70% 가까이 나올 수 있다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매장에 문의했지만 견적은 본사에서 내는 것이라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고객센터에 항의하자 이 씨가 요청한 2곳 외에 6곳을 추가로 수선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AS가 필요한 부분의 상세한 내용을 메일로 받기 원해지만 감감무소식이었다고.
이 씨는 “수선 견적비가 비싸니 차라리 새 것으로 사라는 업체의 횡포가 아닌가”라며 “물건은 비싸게 팔면서 제품에 대한 AS는 엉망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쌤소나이트 관계자는 “고객의 가방 상태를 기준으로 수선 요청 항목에 대한 금액을 산출했을 때 가방 하나가 제조되는 과정과 같다”고 입장을 밝혔다.
업체에 따르면 이 씨의 가방은 사용 기간이 1년 이상 소요돼 간단한 색칠작업이나 박음만으로는 처리할 수 없고 사실상 전‧후면에 분포된 가죽 및 등판까지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20만 원이라는 높은 수선비가 책정된 것도 일종의 전면 교체의 과정이 수반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고객에게 12곳의 가방 전반을 교체해 20만 원이 산출된 수선 방법과 가장 심각한 일부분만 교체해 7만8천 원이 소요되는 2가지의 수선 방법을 제안했으나 고객의 어떤 선택이나 동의를 얻지 못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 씨는 7만8천 원의 수선비가 발생한다는 두 번째 제안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이라며 황당해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