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생명, 방카슈랑스 비중 96% '역주행'...'25%룰' 직격탄 맞나?

2016-03-23     김건우 기자

NH농협생명(대표 김용복)이 저축성 보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 보험 판매를 늘리며 '체질 개선'에 나섰지만 방카슈랑스 편중 문제가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장성 보험은 대면 채널을 통한 판매가 대부분이고 은행에서 판매하는 방카 채널에서는 저축성 보험을 주로 판매한다.  

농협생명은 농협은행을 기반으로 한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에 강점을 갖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한 은행이 특정 보험사 상품을 25% 이상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해 3월 취임한 김용복 사장은 저축성 상품보다 수익성이 뛰어난 보장성 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라'고 지시하며 방카 비중 줄이기에 나선 바 있다.

김 사장 취임 후 농협생명은 '내맘같이 NH유니버셜종신보험'을 4월에 선보였고 9월에는 '하나로 준비하는 NH종신보험'을 연달아 출시했다.

그 덕분에 NH농협생명의 올해 말 보장성 보험 비중은 전년 대비 2배 늘어난 29%에 달했다. 올해는 그 비중을 30.7%까지 늘릴 계획이다.

▲ 국내 주요 생보사 방카슈랑스 판매비중(단위: %, 초회보험료 납입액 기준)

 보장성 보험의 비중이 늘어난 것과 상관없이 방카 비중은 되레 높아졌다.

지난해 11월 농협생명의 방카 비중은 96.1%에 달했다. 출범 첫 해였던 2012년 89.9%에서 매 년 소폭 증가하고 있다. 삼성생명(69.9%), 한화생명(56.4%), 교보생명(23.9%) 등 경쟁사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이는 농협생명의 상품 판매 대부분이 전국 4천400곳에 이르는 농·축협 지역단위조합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는 내년 3월부터 '방카슈랑스 25%룰'이 적용된다는 점이다.

방카슈랑스 25%룰은 특정은행이 특정보험사 상품을 25% 이상 판매할 수 없게 한 것으로 2012년 출범한 농협생명은 적용이 5년 간 유예됐다. 농협생명은 농·축협 영업망을 통해 단기간 급성장했지만 방카슈랑스 외에 별다른 판매 채널을 갖고 있지 않아 내년부터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대면 채널 확대가 절실하지만 일선에서 뛰는 설계사 수는 오히려 줄고 있다. 2014년 말 2천764명이었던 농협생명의 설계사 수는 작년 11월 기준 2천281명으로 21.2% 줄었다. 수입보험료 기준 순위는 4위이지만 설계사 순위는 14위에 불과하다.

농협생명은 재작년부터 채널 다변화를 통한 체질 바꾸기에 나서고 있고 신채널을 통한 유입도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도 보장성 상품 강화를 중심으로 영업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이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출범 이후 양적 성장을 노력했지만 GA나 대리점이 활성화하다보니 전속설계사가 줄었고 이는 업계의 공통된 현상"이라며 "설계사 숫자를 늘리기보다는 설계사의 생산성 자체를 높이기 위한 노력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방카 비율 역시 일시납 고객을 제외하면 60% 정도이고 채널 다변화를 통해 들어오는 비중도 40% 가까이 늘렸다"며 "올해는 보장성 상품 판매 강화를 비롯해 신채널쪽에서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