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프트카드 복제사고 막을 보안스티커는 언제?
일부 카드사 재검토로 난항 예상
2016-03-25 김건우 기자
# 기프트카드 복제사기 총책 김 모(남)씨는 일당 4명과 함께 장 당 50만 원이 충전된 기프트카드 12장을 구입해 카드의 마그네틱 정보를 체크카드에 복사했다. 이후 정품 기프트카드는 상품권 유통업자에 10% 할인해 판매하고 복사한 카드를 이용해 담배와 금 520만 원 어치를 구입했다. 이들은 인터넷에서 400달러를 주고 카드 복제기를 구입해 범행 도구로 활용했는데 사용설명서만 읽으면 조작할 수 있을 정도로 간편해 범행이 쉽게 이뤄졌다.
최근 기프트카드의 불법복제와 보안 취약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개선된 상품이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와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이유로 기프트카드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를 논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피해는 소비자들이 져야 하는 상황이다.
여신금융협회는 기프트카드 보안사고가 이어지자 지난 2월 '온라인 보안'과 '실물카드 복제방지' 두 가지 대책을 제시했다. 그 중 기프트카드 온라인 조회 시 카드정보 입력 오류가 일정횟수 이상 발생하면 이용차단되는 온라인 보안대책은 2월부터 시행중이다.
하지만 실물카드 복제방지 대책은 현재까지도 검토 단계에 그치고 있다. 복제 방지를 위해 CVC번호 및 마그네틱선 일부를 보안스티커로 가리는 방법으로, 보안스티커를 떼는 순간 문구가 생성돼 사용 여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카드사 중 보안스티커를 부착한 기프트카드를 출시한 곳은 없다. 작년 10월 비씨카드와 기업은행이 시스템을 개발해 다음 달 약관변경을 신청했지만 금융당국에서 모든 카드사가 도입 후 승인하겠다며 보류했다.
여신금융협회 측은 현재 보안 스티커 위치 등 카드 규격과 도안 작업은 완료해 각 카드사들에게 통보한 상태라는 입장이다. 다만 디자인을 비롯해 다소 시간이 걸리는 작업들이 남아 실제 출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개별 카드사에 보안성이 강화된 새 카드 규격을 모두 전달했고 카드사들이 상품 개발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출시일자나 세부 사항은 카드사마다 다를 것"이라고 전했다.
카드사들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여신금융협회가 주관하기 때문에 개발 및 출시일자도 모든 카드사들이 동일한 시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 카드사 관계자는 "여신금융협회 가이드라인에서 협회 주도로 준비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비슷한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일부 카드사들은 기프트카드 사업 자체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B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 기프트카드 상품 전체를 놓고 논의를 다시 하고 있으며 보안스티커 부착 여부도 그 중 하나"라며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보안스티커를 부착한 기프트카드가 출시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보안스티커가 장 당 30~50원에 불과해 수익성 때문에 상품을 출시하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입장이다.
한편 복제를 원천적으로 막는 방법으로 복제 자체가 불가능한 IC칩을 추가로 부착하는 대안도 있지만 수익성에서 오히려 손해가 날 가능성이 높아 카드사들의 반응은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