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에 양로보험마저... 최저보증이율 뚝 뚝
역마진 우려에 일부 상품 단종되기도
생명보험사들이 생사혼합형 보험의 일종인 양로보험의 '최저보증이율'을 또 다시 낮췄다. 대형생보사 중에서 유일하게 상품을 판매했던 한화생명은 단종시켰다.
양로보험은 생명보험과 사망보험을 합한 보험으로 계약자 사망시에는 보험금이 지급되고 생존시에는 연금을 받아 노후에 대비할 수 있는 상품이다. 사망보험금 지급액 또는 연금 지급액에 가산적립액, 추가납입적립액을 더해 준다.
최저한도로 보증해주는 이율이 2% 후반대를 기록해 기존 일반저축성 보험(평균 1%대)보다 높아 수익률이 높고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까지 받는다.
하지만 생보사들이 최저보증이율을 지속적으로 낮추면서 소비자들이 가져갈 수 있는 혜택도 줄어들고 있다.
4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 달을 마지막으로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양로보험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한화생명의 양로보험 상품은 지난해 2월 출시되자마자 날개돋친 듯 팔려 지난해 생보업계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인기에 힘입어 한화생명은 작년 상반기 양로보험으로만 전체 보험실적의 30%가 넘는 약 3천500억 원의 실적을 올렸고 방카슈랑스 시장에서 단숨에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와 더불어 역마진 우려가 지속되자 결국 올해 3월까지 상품을 판매하고 철수를 선언했다. 한화생명은 역마진 우려가 높아 양로보험 상품을 폐지했고 향후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 상품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화생명 외 양로보험 상품을 운영하는 4개 생보사들 역시 일제히 최저보증이율을 낮췄다.
최저보증이율을 가장 많이 내린 곳은 흥국생명(대표 김주윤)과 동부생명(대표 이태운)으로 두 회사 모두 2.85%에서 2.35%로 0.5%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흥국생명은 지난해 10월까지 생보업계에서 유일하게 3%대 최저보증이율(3.25%)을 자랑했지만 지난해 11월 2.85%로 낮추더니 이번에 다시 2.35%로 내리며 업계에서 가장 낮은 최저보증이율을 기록했다.
동양생명(대표 구한서)과 KDB생명(대표 안양수)도 각각 양로보험 상품 '(무)Angel저축보험'과 '(무)목돈만드는 동부양로저축보험'의 최저보증이율을 2.85%에서 2.38%로 낮췄다.
최저보증이율이 2% 중반대로 떨어졌지만 업계에서는 양로보험의 경쟁력은 여전히 충분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현재 국내 주요 생보사들의 연금·저축보험의 최저보증이율은 1.0~1.5%를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양로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장기 노후자금으로는 여전히 경쟁력을 가진다.
다만 역마진 우려가 지속되면서 생보사들이 금리를 계속 내릴 가능성이 높아 소비자들의 선택을 계속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남아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향후 시장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저금리 기조가 바뀌지 않는 한 양로보험 금리는 계속해서 떨어질 것"이라며 "그동안 상품 판매 호조로 판매가 이어졌지만 수익성 차원에서 도움이 되지 않아 오래 지속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