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휴대폰 사업부 '미운 오리새끼' 면할까?...G5 해외판매 총력전

2016-05-03     김국헌 기자

1분기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LG전자(대표 정도현·조성진·조준호) 휴대폰 사업부의 2분기 실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야심차게 출시한 G5의 판매실적이 2분기부터 반영되기 때문이다.

휴대폰을 맡고 있는 MC 사업부는 지난 1분기 매출이 2조9천632억 원으로 전분기에 비해서는 19.3%,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15.5%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2천22억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천억 원대 적자를 냈다. 지난해 3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MC 사업부 매출액 감소 원인은 신제품(G5) 대기수요 발생으로 인한 기존 모델 판매 감소와 중남미, CIS 등 성장 시장의 경제불안 등이 영향을 미쳤다. 또 G5의 마케팅 비용 선집행으로 전 분기 대비 영업손실이 확대됐다.


휴대폰 사업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LG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13조3천621억 원, 영업이익 5천5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4.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생활가전, TV 등 가전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같은 기간 65.5% 증가했다.

실적개선을 이끈 것은 생활가전, TV를 판매하는 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 덕이다. 두개 부서는 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 및 최고 영업이익률(H&A: 9.7%, HE: 7.7%)을 달성하며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이러한 경영실적을 두고 타 부서의 불만도 증폭되고 있다. 언제까지 휴대폰 사업부 적자를 생활가전, TV 등 타 부서에서 메꿔야 하느냐는 불만이 직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LG전자 관계자는 "휴대폰 사업부를 TV와 생활가전이 언제까지 먹여살려야 하냐는 얘기가 사내에서도 종종 돌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MC사업부는 2분기에 실적 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2분기 G5 판매에 모든 것을 건 모습이다. 판매결과에 따라 혁신적이라던 모듈방식의 LG 프랜즈들이 더 나올 수 있느냐가 결정되고, 더 나아가 휴대폰 사업부의 미래와 수장인 조준호 사장의 거취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MC사업부는 G5의 판매는 출시가 3월 말이어서 1분기 실적에 잡히지 않았고 마케팅비용만 잡혔기 때문이며 2분기부터는 다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G5는 출시 한달만에 글로벌 시장에 160만 대를 공급했다. 이는 LG전자 G시리즈 가운데 가장 빠른 판매속도다. G3의 출시 후 한 달간 공급량은 90만대였다. 지난 4월 11일 부터 중국에 G5를 예약판매했는데 45만 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는 LG전자가 중국에서 예약 판매한 휴대폰 중 최다 판매량이다. LG전자는 2분기에 G5를 300만 대 이상 판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주춤거리고 있다. G5는 4월 첫째주 출시 초기 전작 G4의 3배가 넘는 1만5천 대가 팔리며 인기몰이를 했다. 그러나 출시 한 달이 지난 현재 G5의 국내 일평균 판매량은 3천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국내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워야 하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마케팅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G5의 글로벌 광고에는 헐리우드 스타 '제이슨 스타뎀'을 출연시켰고, 1일 광고 메이킹 필름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지난 달 28일 중국에 G5와 프랜즈들을 정식 출시하면서 중국 법인장 이혜웅 부사장이 G5 구매고객에게 직접 매송을 하는 이색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G5와 프랜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실시하면서 출시 한달 만에 발빠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라며 선전했고,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G5 구매 프로모션을 한달 이상 연장하기도 했다. 지난달 18일에는 LG 프렌즈 온라인 포털인 'LG 프렌즈닷컴'을 오픈하고, 프랜즈 제품정보를 온라인에서 확인하는 것은 물론 구매도 가능하게 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G5의 2분기 글로벌 판매량에 따라 MC사업부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어서 어느 때보다 중요한 2분기가 될 것"이라며 "2분기 G5의 본격 판매와 K, X 등 보급형 신모델의 판매강화로 수익성은 대폭 개선되겠지만 '정상화'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유의미한 실적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