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대출하지 마세요, 은행에 떨어지는 것도 없는데..."

2016-06-02     김정래 기자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수익 악화를 겪고 있는 일부 은행들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차별적 영업을 하고 있다는 소비자 민원이 늘고 있다.

이자율이 낮은 대출을 받으려다 푸대접을 받았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일부 일선 직원들이 수익률이 낮은 상품 계약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한 탓으로 풀이된다.

최근 대전의 한 시중은행에 마이너스 대출을 받으러 간 김 모(여)씨는 창구 직원으로 부터 당혹스러운 말을 들었다. 대출에 대한 말을 꺼내자마자 상담직원은 대뜸 "대출하지 마세요. 은행에 떨어지는 것도 없는데..."라고 말한 것.

아이가 생기지 않아 남편과 상의 후 10여 년간 다니던 회사를 관두기로 결정한  김 씨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려다 이 같은 면박을 당했다고 기막혀 했다.

김 씨는 "아이 문제와 퇴사로 인한 경제적 불안감 등으로 은행에서 마이너스 대출을 받아 준비하려 했던 것이 상담 직원의 말 한마디로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됐다"고 토로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제로 은행에서 신용 대출이 아닌 마이너스 대출이나 정부 부처가 내놓은 상품을 상담하는 개인고객을 상대하는 게 힘이 빠지는 건 사실이다"며 "디딤돌 버팀목 대출 등 정부에서 하는 대출은 금리가 낮아 은행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은행직원들이 꺼린다"고 조심스레 답했다.

김수일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수익률 욕심 때문에 개인 대출 고객에게  원하지 않는 상품을 유도하거나 '대출하지 마세요'라고 면박을 주는 것은 소비자보호 측면에서 결코 용인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을 비롯한 신한, 우리, KEB하나,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가계대출 연체율(26일 기준)은 0.19~0.49%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