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뿔났다-통신] 셋톱박스 수거안하고 '얌체' 해지 방어

2016-06-27     특별취재팀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창간 10주년을 맞아 소비자와 기업 간 신뢰회복을 위한 [소비자와 기업, 아름다운 동반자] 캠페인에 나섰다. 소비자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점을 짚어주고 일선에서 기업이 겪는 고충,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변화해야 할 규정과 제도 등을 살펴 소비자와 기업의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키 위한 방안이다.

이번 캠페인은 소비자 민원이 집중되는 식품/유통, 통신, 자동차, 전자 등 주요 소비 제품을 대상으로 ① 소비자가 뿔났다 ② 기업도 괴로워 ③ 당국은 팔짱만 끼고 있나 ④ 앞서가는 기업들, 4개의 주제로 나눠 진행된다. [편집자 주]

통신사들이 유선결합상품의 장비를 이용해 소비자의 정상적인 해지를 방어한다는 지적이 거세다.

통신 유선결합상품 이용 시 모뎀, 셋톱박스, 무선 공유기 등의 장비를 임대해준다. 계약을 해지하면 이들 장비의 반납이 완료돼야 하지만 소비자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제때 회수되지 않고 시간을 끌다 해지누락을 시키는가하면, 뒤늦게 기기값 등을 청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 시흥에 사는 이 모(남)씨는 지난 5월 말 SK브로드밴드 인터넷‧TV상품을 해지하며 업체에 장비 반환을 요청했다. 상담사는 회수할 수 없으니 알아서 하라고 해 셋톱박스를 버렸으나 이후 위약금 청구서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업체 측은 기사가 방문해 충분히 고지했다고 맞섰으나 방문은커녕 위약금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는 게 소비자 주장이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김 모(남)씨도 LG유플러스 인터넷‧전화‧TV 결합상품을 해지했으나 장비 미수거로 몇 개월간 
요금이 빠져나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인터넷 해지신고가 돼 있지 않다는 업체 측 주장과 달리 소비자 휴대전화에는 '셋톱 및 무선공유기, 전화모뎀 등을 회수했다'는 담당기사의 문자메시지가 남아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지 방어를 위해 고의로 셋톱박스 등 장비를 수거하지 않는다는 의심이 뿌리 깊다. 수개월이 지나도록 장비를 회수하지 않다가 돌연 기기값 등을 청구하는 일이 잦기 때문. 소비자들은 기기 회수가 되지 않았다면 바로 연락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산시 사하구에 사는 오 모(여)씨도 인터넷 등 KT 통신서비스 이용 중 이사하며 해지 요청을 했고 셋톱박스까지 수거해갔지만 3년 반 동안 자동이체로 요금을 인출해갔다며 분개했다.

이미 수개월, 길게는 수년 전 수거해 간 셋톱박스랑 리모컨을 뒤늦게 회수하겠다고 소비자를 황당하게 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

셋톱박스를 새 제품으로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 해주겠다고 해놓고 슬그머니 약정을 연장한다는 불만도 와글와글하다.

지난 2014년 12월 
CJ헬로비전에서 셋톱박스를 새제품으로 교체해주겠다고 해 바꿨으나 해지를 요구하자 재계약한 상태라며 전남 광양에 사는 김 모(여)씨의 발목을 잡았다.

SK브로드밴드를 이용한 서울 동작구에 사는 김 모(남)씨도 셋톱박스를 무료로 업그레이드해준다는 안내를 믿었다가 인터넷TV만 3년 재약정으로 처리됐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


피해 소비자들은 "이미 반납한 기기가 회수되지 않았다며 해지를 누락하거나 장기가입자를 위한  혜택인양 새 기기 교체해 주고 슬그머니 약정을 늘리는 식의 뻔뻔한 꼼수로 소비자를 기망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