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썬팅비 200만원, 원가는 10분의 1도 안돼?

프리미엄 브랜드 시공비 천정부지...거품 논란

2016-06-24     김국헌 기자
최근 자동차 썬팅 시공비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프리미엄 썬팅 브랜드들이 등장하면서 자동차 한 대당 200만원을 훌쩍 넘어서기 일쑤다. 그러나 필름 원가는 한 대당 12~20만원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거품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 썬팅 시장은 적외선 차단, 사생활 보호, 열차단 효과, 사고발생 시 비산 방지 기능 등의 효과를 인정받으면서 꾸준히 성장해 왔다. 

문제는 최근 수년간 프리미엄 썬팅 필름이 등장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  

수년 전만 해도 썬팅 시공비는 수십만원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프리미엄 썬팅 브랜드들이 등장하면서 고급형의 경우 대당 200만 원이 넘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 한단계 낮은 미들급도 80만~110만 원에 달한다.

2012년 국내 시장 규모는 대략 1천400억 원에 달했지만 최근 몇년 사이 프리미엄 제품들이 줄줄이 출시되면서 시장규모는 3~4배 이상 확대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수입차 등 1억 원이 넘는 고급 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썬팅비도 100만~200만 원쯤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고, 그것이 합당한 가격이라고 홍보하는 광고들 덕분에 가격이 부풀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리미엄 썬팅 업체들은 일반 썬팅을 하게되면 재시공을 해야 하고 열선 손상의 리스크까지 있다고 홍보하며 고객들을 유도하고 있다. 

썬팅 필름 원단의 가격이나 시공의 적정성등을 알기 어려운 특성상 소비자들도 업체들의 광고나  입소문에 따라 찾아갈 수 밖에 없는 한계를 갖는다.

그러나 국내 공급되는 썬팅 필름 대부분은 미국 이트만 사에서 제작 공급되고 있다. 원가 차이도 별로 없으며 이트만이라는 같은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로고만 다르게 찍히고 색감이나 일부 요소만 다르게 해서 시중 유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로고를 찍고 금속성분만 다르게 해서 상위급 필름으로 둔갑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최근 광고 공세를 펼치고 있는 S사의 최고급 L필름 원가는 승용차 한대당 20만원 선이며 바로 아래등급은 12만원 선이다. L사의 중급 V필름 역시 18만원 선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시공에 끝난 후 소비자가 지불해야 하는 금액은 최소 100만원이 넘어간다.

그러나 업계는 필름 원가만 보고 거품이 심하다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같은 경우 1대당 원가 15달러 짜리를 400~500불 정도에 받는다. 작업자 공임도 싸지 않고 임대료 등 여러가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고가의 필름일수록 시공이 어렵고 위험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가격도 높을 수밖에 없다"고 항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