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로 먹고 살았는데...30대 그룹 작년 해외매출 '폭삭'
30대 그룹 중 무려 20곳의 해외 매출이 뒷걸음질 쳤고 12곳은 해외 매출과 국내 매출이 동반 하락하는 침체에 빠졌다.
22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1천22개 계열사의 2015년 국내외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해외 매출이 586조4천억 원으로 2014년 633조6천억 원에서 47조2천억 원(7.4%)이나 줄어들었다. 국내 매출은 680조5천억 원에서 644조8천억 원으로 35조6천억 원(5.2%) 감소했다.
해외 매출의 급감으로 총매출도 1천231조3천억 원으로 전년 1천314조1천억 원 대비 82조8천억 원(6.3%) 감소했다..
그룹별로도 해외매출이 없는 부영과 전년과 비교가 어려운 하림을 제외한 28개 그룹 중 20곳(71.4%)의 해외 매출이 쪼그라들었다. 10곳 중 7곳 이상에서 해외매출이 줄어든 셈이다.
이에 따라 30대 그룹의 해외매출 비중도 48.2%에서 47.6%로 0.6%포인트 하락했다.
해외매출과 국내매출이 동반 하락한 곳도 절반에 가까운 13곳(46.4%)에 달했다.
해외매출은 해외법인 매출, 국내 생산 제품의 수출 매출 가운데 각 기업이 자체 기준에 따라 해외부문 매출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보고한 수치를 집계했다.
해외매출 감소는 에쓰오일, 효성, GS, 현대중공업 등 에너지와 전기, 중공업 관련 수출 주력 기업들이 유가하락과 중국발 공급과잉 등으로 고전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 해외매출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에쓰오일로 17조6천억 원에서 10조4천억 원으로 무려 40.8% 급감했다. 효성이 36.9%로 감소율 두 번째였고 롯데(-25.4%)와 GS(-22.5%)가 20% 이상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LS(-16.8%)와 KCC(-16%), 현대중공업(-13.6%), 영풍(-10%)이 감소율 10%를 넘었고, 금호아시아나(-9.6%)와 대림(-9.3%)이 그 뒤를 이었다.
감소 금액은 삼성이 16조8천억 원(-8.9%)으로 가장 컸고 GS와 에쓰오일이 7조원 대였다. 현대중공업, SK, 포스코, 효성, 롯데, LG 등도 해외매출이 최대 5조 원이나 줄었다.
재계 빅4 중에서도 현대차만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서의 판매 호조로 해외매출이 2.3% 늘었고 삼성, SK(-6.4%), LG(-2%)는 모두 감소했다.
반면 내수 중심인 신세계(768.2%), 현대백화점(172.9%), 미래에셋(108.8%) 등은 액수는 적었지만 증가율은 2배 이상으로 크게 높았다. 신세계는 해외매출 비중이 0.1%에 불과하고 현대백화점(4.8%)과 미래에셋(3.7%)도 최대 5%를 넘지 않는다.
한화도 삼성과의 빅딜로 새로 편입된 한화토탈, 한화종합화학 덕분에 해외매출이 6조4천억 원에서 14조3천억 원으로 121.6% 증가했다. KT&G(17.3%)와 KT(16.9%)도 두 자릿수 이상 증가율을 기록했다.
28개 그룹 중 해외매출과 국내매출이 동반 하락한 곳은 삼성, SK, LG, 포스코, GS, 현대중공업, 한진, 두산, LS, 대우조선해양, 대림, 에쓰오일, 영풍 등 13곳(46.4%)에 달했다.
특히 GS(국내매출 -10.4%, 해외매출 -22.5%), 에쓰오일(-31%, -40.8%), 현대중공업(-21.5%, -13.6%) 등 3개 그룹은 국내·외 매출액 감소율이 둘 다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해외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최근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었다. 15조7천억 원의 매출 중 13조9천억 원이 해외매출로 비중이 88.3%였다.
한진(76.3%)과 현대중공업(74.5%)이 2~3위였고, 영풍(65.3%), 삼성(63.4%), LG(60.3%) 등이 60% 이상 비율로 뒤를 이었다. 에쓰오일(57.4%)과 포스코(52.9%)도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올렸다.
30대 그룹 중 해외매출 비중이 50% 이상인 곳은 이들 8곳으로, 전년 10곳에서 GS와 효성이 제외됐다.
이에 반해 신세계는 해외매출 비중이 0.1%로 미미했고, KT(0.8%), CJ(3.3%), 미래에셋(3.7%), 현대백화점(4.8%)도 한 자릿수에 그쳤다. 롯데도 10.1%에 불과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