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휴대폰사업 상반기 적자 탈출 실패...하반기는?

2016-06-23     김국헌 기자
LG전자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사업부가 올 상반기 약 3천억 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 하반기에는 어떤 전략으로 위기극복에 나설 지 관심을 끈다. 

LG전자는 지난 3월 말 업계 최초의 모듈폰 G5와 주변기기인 프렌즈들을 출시한 바 있다. G5는 삼성 갤럭시 S7과 뚜렷한 라이벌리를 구성하며 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모았다.

LG전자도 2분기 G5의 마케팅 강화에 돈을 쏟아부었다. 4월 한 때 내수 판매 1위를 차지하는 등 출시 초기에는 대성공인 것으로 보였지만 갈수록 뒷심이 빠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G5의 수율 문제로 인해 초도 소비를 충족하지 못 했던 이유가 크고, 삼성전자가 대규모 마케팅비를 집행하며 갤럭시 S7에 대한 공격적 영업에 나선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증권가에서는 줄줄이 G5의 판매목표를 하향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증권 김록호 애널리스트는 "G5의 2분기 판매량을 기존 300만대에서 250만대 이하로 하향 조정하며, 연내 판매량 또한 기존 900만대에서 700 만대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MC사업부의 실적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MC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 이후 4개분기 연속적자를 내고 있다. 1분기 2천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2분기에도 1천억 원을 넘는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적자 배경에는 G5의 판매 부진이 가장 크지만 마케팅비용과 품질비용이 높은 것도 원인이다.

LG전자는 해외 유명배우를 써서 글로벌 광고를 만들었고, 국내외 곳곳에 체험장을 만드는 등 G5에 대규모 마케팅비용을 투자했다. 업계에서는 G5의 품질비용(소비자들이 AS나 교품받을 때 발생하는 비용)이 전작인 G4의 2배라는 설도 돌고 있다. G5 품질비용이 G4 품질비용 대비 2천억 원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란 내용이다. 

LG전자는 내수 뿐만 아니라 글로벌 스마트폰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1분기 LG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1천350만대로 전년동기대비 12.3%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은 4.5%에서 3.9%로 줄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등과 극심한 경쟁에 직면해 있고, 중저가시장에서는 샤오미와 중국의 신생 스마트폰 업체 비보, 오포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는 형국이다. 

이대로 가면 올 하반기도 적자가 불가피해 보인다. 대신증권은 LG전자 MC사업부가 올 3분기와 4분기에도 각각 370억, 180억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LG전자의 중장기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LG전자는 최근 MC 사업부 인력을 절반으로 줄이고, ODM회사를 만들어 약 1천명을 분사이동시키며, 유럽지역 판매 단계적 축소한다는 등의 소문에 휘말렸으나 인위적인 인력감축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하반기에도 적자가 지속되면 MC사업부의 조직개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MC사업부 인력은 작년 2분기 말 8천41명에서 올해 1분기 말 7천321명으로 720명이 줄었다. 같은 기간 VC(자동차 부품) 사업부 인력은 2천635명에서 3천625명으로 990명 늘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