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약관대출금리 최고 9%대...대형사가 훨씬 높아
기준금리 내려도 높은 가산금리 꿈쩍안해
보험업계 상위권 보험사들의 금리확정형 보험약관대출금리가 중·소형사 대비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보험사들은 보험약관대출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고 과거 고금리 시절 대출상품을 가입한 고객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보험약관대출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출금리가 보험 만기 시 고객이 돌려받는 예정이율에 가산금리를 얹어 산출하기 때문에 실제 대출을 받은 소비자들은 '가산금리'만 부담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 생·손보사 모두 대형사 대출금리가 높아
보험약관대출은 가입한 보험료를 담보로 해지환급금의 80% 내에서 수시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특히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 대출정보가 공유되지 않고 대출심사도 까다롭지 않아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서민들이 '급전'으로 찾는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보험 가입자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더라도 담보로 잡혀있는 납입 보험료를 회수하기만 하면돼 원금 손실에 대한 위험도 없어 보험약관대출 규모를 늘리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국내 보험사의 보험약관대출금리는 생보사가 4.29~9.26%, 손보사는 5.27~7.25% 사이에 분포하고 있다. 손보사보다는 생보사가 상대적으로 높다.
손보사 중에서는 현대해상이 7.25%로 가장 높았고 동부화재(6.79%). 삼성화재(6.68%) 순으로 자산규모 기준 상위 3개 사의 대출금리가 가장 높았다.
생보사 중에서도 주로 대형사의 대출금리가 높았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이 무려 9.26%로 기준금리가 가장 높았고 한화생명(8.23%), 현대라이프생명(8.22%), 교보생명(8.15%) 순으로 손보업계와 마찬가지로 상위 3개 사가 모두 포함됐다.
반면 농협생명(4.29%), 하나생명(4.80%), AIA생명(4.96%)은 대출금리가 5% 미만으로 손보사들보다 금리가 낮았다.
◆ 생보사 '가산금리' 떨어질 기미 없어
금융당국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국내 생보사들의 보험약관대출 '가산금리'는 저금리 기조에도 떨어지지 않고 있다.
보험약관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로 구성되는데 보험사들의 가산금리는 최대 2.5%에 달해 은행권에 비해 평균 1.5% 포인트 높고 뚜렷한 산정 기준이 없어 금융당국으로부터 고금리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평균적으로 손보사보다 생보사가 높다.
2016년 6월 기준 국내 생보사 중에서는 흥국생명이 2.58%로 가장 높았고 교보생명(2.57%)과 DGB생명(2.5%)도 높은 편에 속했다. 보험약관대출을 운용하는 24개 생보사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16개 사의 가산금리가 2% 이상이었다.
보험사들의 가산금리 책정이 통일되지 않아 가산금리가 높다는 지적에 금감원은 작년 4월 '대출금리 산출체계에 대한 모범규준'을 시행했고 올해 4월부터는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안이 발효됐지만 가산금리는 요지부동이다.
올해 6월 기준 전년 동기대비 보험약관대출 가산금리가 떨어진 생보사는 5곳에 불과했다. AIA생명이 1% 포인트 낮췄고 나머지 4개 사의 하락폭은 0.05% 미만이었다. 오히려 4개 사는 가산금리가 상승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권의 경우 은행권보다 대출원가가 높게 설정돼있고 자산운용 중심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은행권 가산금리와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가격에 대해서도 당국에서 관여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4월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안이 시행되고 가산 금리가 합리적인 기준에서 산정됐는지 당국에서 현장 점검중"이라며 검사결과에 따라 개선할 수 있도록 지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