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부동산 대출 '껑충'...저금리 기조로 투자처 못 찾아
2016-06-24 김건우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의 대출채권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수 년간 이어지면서 운용수익률이 떨어진 보험사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안정적인 약관대출이나 부동산 담보대출에 집중하고 때문이다.
24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자산 기준 국내 10대 생보사의 올해 3월 말 대출채권잔액은 89조8천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8% 증가했다. 부동산 대출이 17.7% 늘어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신용대출(4.2%), 보험약관대출(2.3%) 순이었다.
농협생명은 신용대출이 급증했다. 농협생명의 신용대출잔액은 올해 3월 말 3조3천581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0.8% 늘었다. 전체 대출채권에서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8.9%에서 48.3%로 9.4% 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대출에서 신용대출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농협생명은 지난해 수익성 확보를 위해 기업 대출을 크게 늘리면서 신용대출 취급액도 늘었다. 지난해 농협생명의 기업 대출은 전년 대비 46.6%(1조363억 원) 늘었는데 그 중 기업신용대출은 65.2%(1조1천802억 원)로 급증했다.
하지만 농협생명은 실제 대기업 대출보다는 운영형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나 사회간접자본(SOC)으로 나가는 대출이 전부 신용대출 통계로 잡힌데 따른 착시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부동산 담보대출과 운영형 PF 대출이 신탁회사 기준으로 분류돼 전부 대기업 신용대출이 된다"며 "최근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담보 대출쪽으로 회계 계정을 재분류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생명(대표 김창수)은 최근 새로운 운용자금 투자처로 '부동산 담보대출'을 선택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삼성생명의 전체 대출채권 잔액 중 부동산 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육박한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동국제강으로부터 페럼타워를 4천200억 원에 사들였고 해외에서는 자회사 삼성SRA자산운용이 부동산펀드 '삼성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2호'를 통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6천600억 원 상당의 실버타운을 매입했다.
특히 삼성SRA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부동산 자산운용 인력을 확대하는 등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삼성생명의 부동산 담보대출채권 잔액은 13조4천970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52% 상승했다. 금액으로는 약 2조6천억 원이 증가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국내와 해외 부동산에 대체투자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 미래에셋생명(부회장 하만덕)과 KDB생명(대표 안양수), ING생명(대표 정문국), 신한생명(대표 이병찬)은 대출채권이 큰 폭으로 늘었고 동양생명(대표 구한서)과 동부생명(대표 이태운)은 감소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