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박10일'이 '6박9일'로 슬그머니...여행상품 요지경

저가 패키지 옵션 강요로 '고가' 둔갑도 일쑤

2016-06-29     조윤주 기자

# 저가로 판매하고 선택관광 강요 경기도 시흥시에 사는 이 모(여)씨는 지난 5월 하나투어를 통해 북경 패키지여행을 다녀왔다. 저가상품임을 감안하면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가이드가 선택관광을 강제적으로 밀어붙여 불편했다고 지적했다. 이 씨는 “선택관광을 진행할 때 여행자들의 의견도 구하지 않았다”며 “이럴 바엔 차라리 고가 패키지를 선택하는 게 나을 뻔 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 중 불편사항에 대해 민원을 접수되면 현지 사정을 파악해 가이드의 서비스 관리에 대한 검토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다만 단체여행의 경우 소비자가 요구하는 니즈가 각기 다르고 느끼는 감정도 주관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 여행기간 확 줄었는데 '단순 실수'?  대전 유성구에 사는 홍 모(여)씨는 지난 4월 말 롯데관광 홈페이지에서 8월 초 일정으로 동유럽 8박10일 상품을 계약했다. 최소 출발인원이 25명인지라 모객이 되지 않을까 홈페이지를 주시해왔다는 홍 씨. 그러던 지난 4일 홈페이지에 여행기간이 8박10일에서 6박9일로 수정돼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업체 측은 여행개요에는 실수로 잘못 표기했으나 세부일정은 6박9일에 맞게 안내돼 있었다고 말했다. 홍 씨는 “실수라고 하지만 몇 달간 방치해 여러 소비자를 현혹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롯데관광 측은 “매우 드문 일로 다른 소비자에게도 안내를 드렸으나 대부분 6박9일로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여름 휴가 시즌이 시작되며 여행 관련 소비자들의 민원도 증가하고 있다.

패키지 여행을 이용하며 가이드의 불친절과 소홀한 안내로 여행을 망쳤다는 불만이 가장 많다. 옵션관광은 선택하지 않아도 불이익이 없다는 안내와 달리 실제 여행지 상황은 달랐다. 가이드의 강압과 눈치로 옵션관광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 여행지에 도착하자 옵션관광A와 B로 나눈 인쇄물을 주며 고르라고 한 가이드도 있었다.

어린이를 포함한 4인 가족이 성인가격으로 계약했는데 포함사항이던 마사지 관광이 현장에서는 '어린이 제외'라고 해 소비자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어린이가 마사지를 받으려며 10만 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했다.

소비자들은  저렴한 패키지여행을 선택했는데 여행지에서 더 비싼 비용을 들여 참여해야 하니 '저가'의 의미가 무의미하다고 꼬집었다.

기사와 가이드에게 지불하는 비용이 안내된 것과 다른 경우도 잦아 분쟁을 일으키고 있다. 
매우 드문 일이지만 앞서 사례처럼 홈페이지에 여행일정 등이 잘못 표기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소셜커머스에서 해외여행 상품을 결제까지 마쳤으나 이튿날 '없는 상품'이라고 해 소비자를 울린 경우도 있다.

◆ 가이드 서비스 관리 제재 필요

소비자들은 여행사에 강력한 제재나 보상을 요구하지만 
가이드에게서 느끼는 불쾌함과 강압은 '소비자의 주관적인 기준'이라며 선을 긋는 경우가 태반이다. 여행 기간 내내 가이드의 횡포로 계획한 여행을 망쳐도 가이드비용을 환불받는 선에서의 보상이 전부다.  

하나투어, 모두투어, 롯데관광, 참좋은여행사, 노랑풍선 등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가이드의 적극적인 옵션 강요가 불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저가 여행은 현지 쇼핑센터나 여행사의 협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어느 정도 현지에서 옵션 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이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라지지 않는 가이드의 불친절한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서비스 관리와 교육도  강화돼야 한다는 소리도 높다. 가이드의 자질 부족으로 빚어진 불편함 등을 입증할 방법이 없는만큼 여행사 측 주관아래 책임있는 관리 및 서비스 교육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휴가철이 다가오며 많은 여행상품이 범람하고 있다.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자신과 맞는 여행상품인지 꼼꼼히 점검하고 현지에서 불합리한 일을 겪었다면 돌아와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서류 등을 증거로 남겨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블로그나 까페 등을 통해 여행에 대한 많은 정보를 너무나 쉽게 얻을 수 있는 구조다. 관행처럼 행해지는  옵션 강요가 결국 많은 고객들을 등돌리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