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잇돌' 대출 그림의 떡 되나?...자격조건 까다로워

"4~7등급 서민 위한 대출 아냐"..금융사 괴리감 인정

2016-07-11     김정래 기자
# 연봉 4천만 원을 받는 사회초년생 A씨는 지난 5일 출시된 '사잇돌' 대출 출시 소식을 듣고 상대적으로 금리가 비싼 카드론을 대환하기 위해 한 시중은행을 찾았다. A씨는 연체 없이 이자를 갚고 있어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창구직원은 A씨가 "기존에 카드론을 받고 있어 대환목적의 사잇돌 대출이 어렵다"며 '부결'결정을 내렸다.

# 대기업에서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B씨는 6천500백만 원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다. 작년 경매로 상가를 낙찰받기 위해 제2금융에서 빌린돈 3억4천만 원중 일부를 대환하기 위해 사잇돌 대출을 문의했으나, B씨 역시 대출을 받지 못했다. 저축은행, 대부업에서 이미 대출을 받은 금융소비자들은 서울보증보험에서 보증서 발급을 안해주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고금리와 저금리로 양분된 '대출절벽' 문제가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며 야심차게 내놓은 '사잇돌' 대출이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사잇돌 대출은 중신용(4~7등급)의 금융소비자들이 최대 15%달하는 저축은행보다 낮은 6~10%의 금리로 1금융(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까다로운 자격조건이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를 통해 대출을 받은 전력이 있는 금융소비자들은 서울보증보험에서 "대환목적의 대출은 어렵다"는 이유로 보증서 발급 자체가 안돼 아쉬움을 삼키고 있다. 

'사잇돌' 대출은 기존 은행 대출상품 수혜가 어려웠던 신용등급 4~7등급(CB사 등급기준)의 중신용도 고객을 위해 마련됐다. 1인당 대출한도는 최대 2천만 원으로 거치기간 없이 최장 60개월 안에서 원리금을 분할상환 해야 하며 중도상환수수료는 면제된다. 대출금리는 신용등급별로 6~10% 수준이다. '사잇돌'대출은 은행권을 통해 5천억 원 정도 규모가 공급될 예정이다. 

사연을 제보한 A씨는 "사잇돌 대출이 4~7등급 서민들을 위한 중금리 대출 상품이라며 홍보하더니 실제 상담을 받아본 결과 괴리감을 느꼈다"며 "카드론을 받았다고 이를 이용하지 못하면 사잇돌 대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 정부나 은행에서 예기하는 서민들을 위한 상품이 아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B씨도 "저축은행 대출전력이나 대부업체 대출 전력이 있으면 사잇돌 대출을 받을 수 없었다"며 "이것 저것 다 안되는데 정부에서 무엇을 두고 사잇돌 대출을 서민을 위한 대출이라고 소개하는 모르겠다. 사잇돌 대출 출시전에 받은 대출로 인해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 사잇돌 대출 기사에 달린 댓글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