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성과연봉제 발목 잡나?... 파업 찬반 투표로 '전운'

2016-07-19     김정래 기자
성과연봉제 도입을 앞두고 금융공기업에 이어 시중은행까지 파열음이 번지고 있다. 

특히 은행연합회(회장 하영구)가 같은 직급이라도 성과에 따라 연봉을 최대 40%까지 더 받을 수 있는 성과연봉제 개선안을 내놓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민주노총은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해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 같은 직급 연봉차 최대 40%...금융공기업보다 격차 커

최근 은행연합회가 내부적으로 확정한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 초안을 살펴보면, 관리자의 경우 같은 직급끼리 연봉 차이를 최저 연봉의 30%, 일반 직원은 20% 이상으로 확대한 뒤 이를 40%까지 늘리는 게 골자다.

이는 같은 직급끼리의 연봉차이를 30%로 정했던 금융공기업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보다 강도가 더 높은 수준이다. 일례로 수출입은행(행장 이덕훈)은 총연봉에 대비한 성과연봉의 평균 비중은 30%로, 개인별 성과연봉의 최고·최저간 차등 폭은 2배다.

이 밖에도 시중은행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에는 ▲전체 연봉 대비 성과급 비중 확대 대졸 신입사원(최하위직급)에 대한 성과연봉제 적용 개인 실적 평가 항목 추가안 등이 포함됐다. 반면 저성과자 퇴출 항목은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빠졌다.  

은행연합회·시중은행장 "경영 악화 개선" VS 노조 "저성과자 퇴출 목적"

현재 은행연합회는 시중은행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지만, 시중은행들의 수익성 악화와 대내외 금융환경 상황을 고려했을때 금융공기업 성과연봉제 수준보다 더 강도가 높아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12일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 초안을 전달 받은 KB국민(행장 윤종규)·KEB하나(행장 함영주)·우리(행장 이광구)·신한(행장 조용병)·NH농협(행장 이경섭) IBK기업(행장 권선주)등 14개 시중은행 행장들도 저금리 기조 장기화, 브렉시트,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 악재가 겹치자 은행연합회의 초안에 대체로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 

반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성과연봉제 도입 자체에 강력히 반발, 20일 발표되는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금융권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민주노총도 이 날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기관 노동자 6만 명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개인성과나 정량적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고, 매출과 영업 및 판매 실적 강조에 따른 불완전 판매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결국 저성과자 퇴출이 주목적인 성과연봉제는 절대 도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은행연합회와 시중은행장들은 성과연봉제 도입이 은행업계의 수익성과 악화된 경영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고육지책'이라 강조하고 "지금이 상생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며 절박감을 토로하고 있다. 

한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19일 투표 결과를 취합해 20일 발표하고 이날 은행연합회에서 총파업 1차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