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코코본드 발행잔액 우리·기업 1,2위...국민은행 '제로'
2016-07-28 김정래 기자
최근 주요 은행들의 코코본드 발행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6대 시중은행 가운데 발행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우리은행(행장 이광구), 자비자본 대비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IBK기업은행(행장 권선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KB국민은행(행장 윤종규)은 코코본드를 발행하지 않았다.
28일 시중은행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코코본드 발행 잔액은 2조2천241억 원을 기록했고 IBK기업은행이 2조2천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자기자본 대비 코코본드 발행잔액 비중은 IBK기업은행이 11.62%로 제일 높고 우리은행이 10.57%, NH농협(행장 이경섭)이 10.41%였다. 이어 KEB하나(행장 함영주) 6.09%, 신한(행장 조용병) 5.42%순으로 나타났다.
코코본드는 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이 내려가면 주식으로 전환되거나 채무가 상각되는 채권이다. 은행들이 코코본드 비중을 높이는 것은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쉽게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코코본드는 회사채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이익잉여금으로 분류된다. 최근 조선·해운사 구조조정으로 충당금을 쌓아야 할 은행 입장에서는 가뭄에 단비같은 존재다.
향후 금융당국이 비상장 은행지주회사의 발행 근거도 마련하면서 시중은행들의 코코본드 발행은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1일 우리은행은 5억달러(약 5천700억 원) 규모의 코코본드 발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반기 민영화 매각 공고를 앞둔 우리은행이 '헐값 매각' 논란을 피해 제 값을 받으려면 시중은행 중 최하위권인 BIS 비율 상승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코코본드의 이자가 대부분 고정금리여서 향후 금리가 하락할 경우 은행의 수익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불안요소로 지적된다. 올해 초 독일 도이체방크가 코코본드에 대해 이자를 지급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유상증자등과 같은 자본조달이 어려운 현실에서 코코본드와 같은 보통주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의도는 좋다"면서도 "코코본드의 조달비용 상승으로 인한 부담은 은행의 대출여력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자율의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