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통장' 가장 많은 은행은?...KB국민 '최다', 농협 '최소'

2016-08-03     김정래 기자
각종 금융범죄에 악용되고 있는 대포통장 발행 건수가 가장 많은 시중은행은 KB국민은행(행장 윤종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14년까지만 해도 대포통장이 가장 많았던 NH농협은행(행장 이경섭)은 대포통장 계좌 수가 급감해 올 상반기에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3일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 금융감독원 '보이스피싱 지킴이' 사이트를 조사한 결과, 올 해 상반기 시중은행을 통해 발행된 대포통장 계좌 수는 KB국민은행이 2천743좌로 제일 많았다.

이어 우리(행장 이광구) 1천798좌, IBK기업(행장 권선주) 1천657좌, 신한(행장 조용병) 1천472좌, KEB하나(행장 함영주) 977좌, NH농협 360좌 순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이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과제'를 선정하면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의 전체 신규 통장 발행 누적 건수 7천700만건 중 연간 국민은행의 신규 통장 발행은 9백만건이나 차지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계좌수가 은행권의 평균 계좌수보다 많아 대포통장 계좌수도 타 은행해과 비교해 많게 나온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3년간 대포통장 계좌 발생 추이를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의 경우, 2014년 2천559좌에서 2015년 6천297좌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보다 감소세를 보였다.

우리은행은 2014년 3천505좌, 2015년 4천415좌로 대포통장 계좌 수가 1천여 좌 급증했고, 올 해 상반기 1천798좌로 지난 2015년 대비 다소 줄어들었다.

IBK기업은행도 2014년 2천149좌, 2015년 4천172좌, 올 해 상반기 1천657좌로 대포통장 계좌 수가 2015년 보다는 다소 감소하는 추세다. 

신한은행 역시 2014년 4천30좌, 2015년 5천583좌, 올 해 상반기 1천472좌로 2015년 대비 감소했다. 

이들 시중은행들의 2015년 대포통장 계좌 수가 급증한 이유는 지난 2014년 7월부터 '대출사기' 부문이 새로이 금융감독원(원장 진웅섭) 보고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다만, NH농협은행은 이 같은 변수에도 불구하고 2014년 4천43좌에서 2015년 1천311좌, 올 해 상반기 360좌로 지속적으로 급감했다. 

통계 수치만 살펴보면, 시중은행의 대포통장 계좌 수는 2015년 대비 감소,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금융소비자 피해도 덩달아 감소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는 NH농협은행의 감소수치를 제외하면 시중은행 전체 대포통장 계좌 수가 2014년 대비 크게 줄지 않았다

게다가 서면접수가 아닌 유선상으로 접수된 대포통장 계좌까지 더한다면 시중은행에 훨씬 더 많은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악용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이 '3유 3불 불법금융행위 추방 및 5대 금융악 척결 특별대책' 중 하나로 불법금융(보이스피싱, 유사수신, 불법사금융)에 대해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기존 NH농협은행에 많이 발생했던 대포통장이 KB국민은행을 비롯한 타 시중은행으로 물량이 분배되는 '풍선효과'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대포통장 발생을 예방하고 금감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대포통장 계좌를 줄이는 것이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 "예전과 달리 금융소비자들이 보이스피싱 등 사기수법으로 대포통장 피해를 당했을 시 적극적으로 시중은행과 금융당국에 신고를 하는 것도 대포통장 계좌가 수치적으로 늘어나는 이유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