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P2P금융과 손잡은 이유는?...신한 · 기업은행 등 '잰걸음'
2016-08-16 김정래 기자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중신용자를 흡수하기 위해 P2P(개인 대 개인 간 대출 중개) 업체들과 잇따라 손을 잡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영업지점과 인건비 등 고정비를 대폭 줄일 수 있어, 중신용자 대상 대출 금리를 2금융권보다연 5~10%포인트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들이 P2P 업체와 제휴를 통해 중금리 대출을 비롯한 개인 금융시장 점유율 확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P2P금융은 인터넷은행처럼 금융과 IT기술이 결합해 개인간 대출을 주선하는 온라인대부업체로 분류된다. 금융회사의 초저금리에 실망한 고객이 인터넷에서 ‘개인과 개인’이 거래하는 P2P금융에 몰려 P2P업체들도 빠르게 성장했다.
P2P금융 상위 5개 업체의 누적대출액은 총 1천13억 원(6월 말 기준)으로 1천억 원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말 누적대출 200억 원에서 6개월 만에 5배 성장한 셈이다. 2014년 말 6개에 불과했던 P2P업체는 현재 100여개로 16배 이상 증가했다.
시중은행중 P2P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가장 먼저 보폭을 넓힌 곳은 신한은행(행장 조용병)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 은행권 최초로 P2P 업체 '어니스트펀드'와 업무 제휴를 맺고 심리분석 등을 기반으로 빅테이터 신용평가모형에 대한 연구개발 협력과 예금담보부 여신실행, 은행대출 거절자 연계 등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IBK기업은행(행장 권선주)은 자영업자 대출 전문 '펀다'·'엘리펀드'와 손잡고 예금 담보대출 상품을 하반기 중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IBK기업은행과 펀다가 준비중인 '예탁금 담보부 대출' 서비스는 중신용자(4등급 이하) 이외에도 한도 문제로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는 1~3등급 신용자들이 원활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개발한 상품이다. 1차로 펀다에서 심사를 거친 대출자들을 걸러내고 펀다가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예탁금을 담보로 자체 금리를 설정, IBK기업은행이 대출을 실행하는 방식이다.
NH농협은행(행장 이경섭)은 '써티컷'(30CUT)과 제휴를 맺고 신용카드 대출자 대상 대환 대출 상품으로 기존 카드론의 이자를 아낄 수 있는 'NH-써티컷론'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써티컷 모델은 금감원이 상품 약관 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금감원 측은 투자자 보호 조치 등에 관해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KB국민은행(행장 윤종규)은 P2P대출중개플랫폼 운영사인 '펀디드'와 함께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 시너지효과를 내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중이다.
'펀디드는' KB국민은행과 핀테크 스타트업 집중육성 프로젝트인 'KB 스타터스 밸리(KB Starters Valley)'에 P2P금융기업으로는 최초로 선정돼 KB국민은행과 인연을 맺었다.
KB국민은행과 '펀디드'가 두터운 고객층을 바탕으로 중금리 대출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현재 구체적인 상품 출시에 대한 언급은 없으나, 우리은행(행장 이광구)과 KEB하나은행(행장 함영주)도 P2P업체와 업무제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P2P금융 업체가 연계한 모델의 경우 기존 상품과는 수익구조등 시중은행과 P2P업체들이 각각 내놓은 기존 모델들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철저하게 상품 약관 심사를 거쳐 허가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