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 강자 삼성·유안타증권, '선강퉁'도 독무대?...10여개사 경쟁 준비 '끝'

2016-08-23     김건우 기자

중국 선전과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선강퉁'이 빠르면 연말께 개시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증권사들도 선강퉁 고객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국내 후강퉁 거래의 80% 이상을 장악한 삼성증권(대표 윤용암)과 유안타증권(대표 서명석, 황웨이청)을 비롯해 국내 10여 개 증권사가 선강퉁 거래에 대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시장 개시만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16일 리커창 중국총리는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선강퉁 실시 방안이 비준됐다고 발표했다. 본격적 개시는 중국정부의 의지에 달려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빠르면 올해 연말로 예상하고 있다.

◆ 각 증권사 매매시스템 구축 완료, 리서치 자료 발간 준비도 속속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곳은 '중화권 증권사'인 유안타 증권이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말부터 선강퉁 예비 투자정보를 수집해 리서치활동을 선제적으로 실시했고 '선강퉁 가이드북'을 비롯해 전문 리서치자료 발간도 계획중이다.

대만 유안타와 협력해 선전A시장(내국인시장)에 상장된 유망기업 탐방을 올해 4월부터 실시했고 선강퉁 출시에 맞춰 자사 HTS 시스템인 '티레이더'를 통해 선강퉁 주식 매매가 가능하도록 갖췄다.

올해 초 기준 국내 후강퉁 시장 점유율 60%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증권은 지난해 전략적 제휴를 맺은 중국 1위 증권사 중신증권을 통해 폭 넓은 리서치 정보를 이미 확보해둔 상태다.

특히 '차이나센터'를 통해 리서치센터와 현지 법인으로부터 받은 중국 정보와 중신증권 리서치 자료를 통합관리해 선강퉁 관련 정보제공도 준비중이며 프라이빗뱅커(PB)들이 올해 선전을 방문해 현지 증시 분위기도 체험했다.

자기자본 규모 1위인 NH투자증권(대표 김원규)도 지난해 선전 거래소 라이센스를 취득했고 상장 종목과 시세 데이터도 이미 확보해 선강퉁 개시 준비를 끝냈다.

올해 3~4월에는 내부직원들이 선강퉁 관련 모의투자를 실시했고 내부 직원 교육프로그램인 '해외주식사관학교'에서 선강퉁을 통해 거래할 수 있는 개별 종목에 대한 교육도 진행중이라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미래에셋증권(대표 조웅기), 신한금융투자(대표 강대석), 하나금융투자(대표 이진국) 등 주요 증권사들도 일찍이 매매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시장이 문 열리기 만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후강퉁으로 인해 다수 증권사들이 교차 매매에 대한 시스템과 경험을 모두 갖추고 있어 상품 출시 및 운용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입장이다.

◆ 선강퉁 흥행은 예측 힘들어, 신중한 투자 요구돼

하지만 출시 초기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후강퉁 만큼의 흥행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

2014년 11월 후강퉁 제도가 처음 시행된 이후 6개월 간 '순매수'가 이어졌지만 이후 중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매도세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국내 개인투자자의 중국 주식 거래액은 전년 동기대비 8분의 1 수준인 51만 달러에 불과할 정도다.
▲ 삼성증권 분기별 해외주식매매수수료 현황(단위: 억원)
국내 후강퉁 시장 점유율 1위 삼성증권도 호황이었던 작년 2분기 해외주식거래수수료 수익만 251억 원에 달했지만 올해 2분기는 10분의 1도 미치지 못한 24억 원에 그쳤다. 

이 때문에 각 증권사에서도 중국시장 전문가로 리서치 팀을 꾸리고 선전 시장 탐방도 수 차례 다녀오는 등 일찌감치 중국시장 정보 수집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후강퉁 시행 당시 중국시장이 신흥시장으로 인식돼 호황이어서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며 "중국 정부가 선전 증시의 호황이 극대화가 됐을 때 오픈을 할 것으로 보이며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