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상반기 수탁수수료 줄줄이 감소...NH투자, 1위 등극
NH투자증권(대표 김원규)이 올해 상반기 수탁수수료 수입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탁수수료 수입 1위를 줄곧 유지하던 삼성증권(대표 윤용암)은 2위로 한계단 내려갔다.
증권사 전체적으로는 전년 동기대비 수탁수수료 수입이 크게 줄었다. 증시 호황으로 주식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늘었던 작년 상반기와 달리 올해는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진 불황 탓에 증시가 전반적으로 침체돼있었기 때문이다.
수탁수수료는 증권사가 고객의 주식·파생상품·외화증권·장외채권 등의 거래를 중개하고 받는 수수료인데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 중에서 가장 비중이 크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탁수수료 상위 10개 증권사의 수탁수수료는 1조1천916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8.9% 감소했다.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삼성증권으로 31.3%나 줄었고 타 증권사들도 10~20% 내외로 감소했다.
수탁수수료가 가장 많은 증권사는 NH투자증권이었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 수탁수수료로 1천605억 원을 기록해 작년 상반기보다 17.4% 줄었지만 삼성증권을 제치고 가장 많은 수탁수수료 수입을 거뒀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부터 포트폴리오 기반 영업을 강화하고 고객 수익률을 직원 평가에 반영하는 등 고객 중심 영업모델을 구축한데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WM(자산관리)사업부 내 WM전략본부를 신설하고 개인고객에게 상품 및 투자정보를 제공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수탁수수료 부문에서 1위를 놓치지 않았던 삼성증권의 올해 상반기 수탁수수료 수입은 1천547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1.3% 감소했다. 삼성증권이 리테일에 강점을 갖고 있고 고액 자산가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의외의 결과다.
증시가 호황이었던 지난해, 삼성증권은 연간 수탁수수료 수입으로만 증권사 중 유일하게 4천억 원을 돌파하는 등 증권사 중 수탁수수료 수입이 줄곧 가장 많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국내 증시의 불황과 더불어 해외 주식거래 규모 역시 중국 증시 변동성 확대로 수탁 수수료가 줄었다"며 "중국 증시의 경우 올해 상반기 후강퉁 거래가 급감한 측면도 반영이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기준 순수탁수수료에서 해외 비중은 20% 정도 차지하고 있고 국내 후강퉁 주식매매시장 점유율도 6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유안타증권과 미래에셋대우, 현대증권이 20% 안팎의 감소율을 보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는 주식시장이 유례 없는 호황을 맞았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의 경우 이에 따른 기저효과 측면에서도 수수료 수익 감소는 불가피했다"고 전했다.
한편 온라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점유율 1위 키움증권은 위탁수수료가 1.1% 감소하는데 그쳐 다른 증권사에 비해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 측은 기존 영업환경은 그대로 유지한 채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면서 점유율을 유지하는 전략을 세웠고 그 결과 수탁수수료가 크게 줄지 않았다고 배경을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