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열연 수출 '빨간불'...각국 '반덤핑 관세' 어떡해?
2016-08-31 김국헌 기자
포스코의 열연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포스코의 7월 열연수출량은 38만톤으로 올해 들어 가장 적은 양을 기록했다. 수출 비중도 52%로 전년동월 대비 4.7% 하락했다. 지난 4월 45만톤을 수출한 뒤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는 미국, 인도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관세 조정으로 인해 해당 국가의 수입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산 열연강판에 대한 세계적 규제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포스코산 열연강판은 미국에서 57% 상계관세를 부과받았고 인도에서도 45~55%의 예비 반덤핑 관세가 결정됐다. 말레이시아에서도 관세 상향조정이 예고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포스코의 열연강판 주력 수출지역 중 하나로써 지난 2015년 80만톤이 수출됐다. 포스코 열연강판 판매량의 10%를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미국의 관세조치로 이 물량이 반토막 날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향 열연 수출이 중단되는 최악의 경우 연간 4천억 원 이상의 매출액과 500억 원 내외의 영업이익 차질을 예상하고 있다.
포스코는 그 동안 열연강판 수출량을 적극적으로 늘려왔다. 포스코의 열연 수출량은 지난해 520만톤으로 전년비 20% 가량 증가했다. 올해 1~7월 열연 수출량은 누계기준 287만톤(수출비중 52%)으로 2014년 수준에 벌써 근접했다. 지난 2014년 열연강판 수출비중은 40% 대였지만 지금은 60% 선까지 올라온 상태다. 현대제철의 열연시장 진입 이후 일어난 이러한 경향은 최근 양사의 설비증설로 더욱 심화됐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3년 당진 C열연공장의 생산능력을 연산 350만톤에서 550만톤까지 확대하며 연간 1천만톤 열연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포스코도 지난해 7월 광양 4열연 공장 증설을 완료하며 연간 300만톤 생산능력을 늘렸다.
심각한 내수 공급과잉을 극복하기 위해 수출 드라이브를 밟을 수 밖에 없었던 것. 하지만 최근들어 세계 각국에서 관세부과로 열연 수출에 제동이 걸리자 포스코는 비상이 걸린 상태다.
◆ 아프리카·동남아 등 수출물량 확대, FH 수출 확대, 열연수입대응재 물량 확대
포스코는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 동원해 열연 수출 절벽 사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포스코는 해외 각국의 높은 수입관세 결정에 대해 불공정 조사 여부를 검토하고, 행정소송 또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법적 조치를 적극 강구해 나가고 있다.
수출다변화도 추진한다. 현재 미국, 인도 등 주력 수출지역에 대한 상계관세 압박이 심하고, 유럽의 경우 보호무역주의가 어느 때보다 강화된 상황이다. 이에 아프리카, 동남아 등 보호무역주의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역에 대한 수출물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관세부과를 회피하기 위해 열연 대체제인 풀하드(FH) 수출을 늘릴 방침이다.
수출물량이 줄어들면 내수 판매량을 늘릴 수 밖에 없다. 이를 위해 수입대응재 물량 확대도 검토 중이다. 수입대응재 물량 확대를 통해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려는 심산인 것.
이럴 경우 이익률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9월 열연강판 출고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지난 7~8월 연속 동결해왔지만 3개월 만의 인상 추진이다. 수입대응재 확대로 인한 이익률 감소를 일반 제품 출하가격 인상으로 보완해 이익률과 물량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세계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면서 수출 다변화 전략만으로 해소할 수 없는 수준이어서 WTO 제소, 내수 물량 확대 등 다각도로 돌파구 마련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