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앞둔 황창규 KT 회장, 연임 가능성 '파란불'...경영성적 'A'
내년 3월로 임기가 만료되는 KT 황창규 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임기간에 폭발적인 실적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우선은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황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지난해 자신이 자초한 적자를 직접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KT의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는 SK텔레콤의 올 상반기 실적과 LG유플러스의 2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감소한 가운데 달성한 성과여서 더욱 돋보인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황 회장의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이 드디어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 회장은 취임 직후 직원 8천여명을 내보내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결국 그해 KT는 2002년 민영화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인해 퇴직금 증가가 적자의 큰 원인이었다.
이에 황 회장은 영업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몸집을 줄이는 조직개편을 꾸준히 단행했다. 일부 자회사를 합병하고 기존 사업부서를 분사했다. 이를 통해 2014년 56개였던 계열사는 올 1분기를 기준해 39개로 줄었다. 비통신 계열사인 KT렌탈과 KT캐피탈 등은 매각했다.
KT의 이 같은 노력은 1년만의 실적 반등으로 이어졌다. KT는 2014년 매출 23조4천216억 원, 영업손실 2천918억 원 이었던 것에서 2015년 매출 23조2천912억 원, 영업이익 1조2천929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2분기에는 매출 5조6천776억 원, 영업익 4천27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 15.8% 증가한 수치다. KT가 4천억 원대 분기 영업익을 기록한 것은 2012년 1분기 이후 4년 만이다.
이는 증권가의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KT의 2분기 영업이익을 3700억원대로 추산했다. 더불어 ARPU(무선 가입자 1인당월평균매출) 역시 3만6천527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SKT-CJ헬로비전 M&A 저지 일등공신…‘정계 진출설’ 등 향후 거취 변수
이와 함께 황 회장은 LG유플러스의 권영수 부회장과 함께 연대전선을 구축하며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막아낸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이를 통해 유료방송시장에서 KT의 위상을 굳혔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KT는 위성방송과 인터넷방송 등을 포함해 유료방송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결합할 경우 점유율에서 3% 차이로 따라잡힐 수 있는 상황이었다. KT는 그러나 두 회사의 결합을 저지하며 1위 사업자의 이점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황 회장은 유료방송시장에서 지배력을 바탕으로 KT의 유선사업 분야에 더욱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KT는 그동안 유선사업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부진을 보였지만 황 회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기가인터넷 서비스가 올해 초부터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공로는 일단 대외적으로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황 회장의 연임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KT의 사업성과가 좋아 현재 연임 가능성이 매우 높아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황 회장의 향후 거취에 있어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 정계 진출이다.
황 회장은 최근 여당 혁신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정계진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와 KT를 거치면서 뛰어난 경영능력을 보여준 점이 정계에서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