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에너지솔루션-전자재료 '쌍끌이' 부진 어쩌나?
2016-10-07 김국헌 기자
삼성SDI(대표 조남성)가 양대 주력사업인 에너지솔루션 부문과 전자재료 부문의 동반부진이 지속되며 고민에 빠졌다. 갤럭시 노트7의 배터리 폭발사고까지 겹치면서 하반기에도 적자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구조조정 이후 캐시카우인 화학부문을 떼내며 전지 기업으로 탈바꿈한 뒤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째 연속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소형전지, 자동차전지 등을 생산판매하는 에너지솔루션 사업에서 4천9백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는 상반기 만에 8천48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손실폭이 대폭 커졌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등을 생산판매하는 전자재료 사업은 지난해 2천2백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900억 원에 그쳐 이 같은 추세로는 지난해 실적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의 양대사업은 하반기에도 험난한 가시밭길에 예상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I가 에너지솔루션 부문에서 올해 9천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비 두배 이상 적자폭이 커지고, 전자재료 부문에서는 1천50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에 그치며 전년동기비 50% 수준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에너지솔루션 사업은 올 상반기 기준 매출 의존도가 30%가 넘어가는 삼성전자향 공급량 감소가 치명적이다. 갤럭시노트7 폭발의 원인이 된 배터리를 공급한 것으로 삼성SDI가 지목되며 에너지솔루션(소형전지) 사업에서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삼성전자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앞으로 삼성SDI가 생산한 배터리를 갤럭시노트7에 쓰지 않기로 하면서 당장 소형전지 공급량이 줄어들었으며, 더 나아가 신수종사업인 자동차용 2차전지 사업에도 타격이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리콜로 인한 삼성SDI 소형전지의 신뢰성 약화로 올해 전지사업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까지 하락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삼성SDI가 장기 성장동력으로 키워온 전기차 배터리(중대형전지)도 지난 6월 중국 전기차 배터리 모범 기준 인증에 탈락하며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다. 회사는 당초 8월말~9월초 중국 정부가 추가 인증을 실시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재까지 어떠한 소식이 없는 상태다. 한창 논의됐던 중국의 삼원계 전기버스 및 트럭 관련한 보조금 재개도 지연되고 있다.
전자재료의 경우에도 신규 편광판 공장 가동에 따른 비용 및 가격하락 부담으로 하반기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K증권 김영우 애널리스트는 "경영진의 교체 및 인수, 합병 등으로 인해 삼성SDI의 2차전지 사업부문의 제조 경쟁력 약화는 오랫동안 우려되어 왔었는데 갤럭시노트7 폭발 사태로 동사의 2차전지 사업은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수준"이라며 "삼성SDI는 향후 보유현금 활용과 사업 전략에 대한 비전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