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리아세일페스타, 외국인과 대기업 '그들만의 잔치'

2016-10-14     조지윤 기자
소비 불씨를 당겨 내수경제를 북돋는다는 취지로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대형 유통업체만 수혜를 볼 뿐 국내 소비자나 전통시장은 소외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 정부는 기존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를 한층 더 발전시킨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열었다. 9월29일부터 오는 31일까지 33일의 기간을 두고 개최된 이 행사는 유통·제조·관광·문화업계가 함께하는 대규모 할인, 각종 문화행사가 어우러진 쇼핑관광축제로 일찍부터 홍보되며 기대를 모았다.

9월29일부터 10월9일까지는 전국 백화점, 면세점,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전통시장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할인행사도 진행됐다.

10월 한 달간 외국인을 대상으로는 특별할인기간을 두고 항공·숙박 1+1 할인, 공연·문화상품 50% 할인, 외국인 전용 교통관광카드 발행, 행사기간 내내 스페셜 테마위크 운영, 수하물을 배송·보관해주는 핸즈프리서비스 등 각종 혜택이 부여된다.

반면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별다른 혜택이 없다. 단지 유통업체가 참여하는 대규모 할인 기간인 9월29일부터 10월9일까지만 쇼핑 혜택을 누릴 수 있을 뿐이다. 그나마 이 기간 역시 10월1일부터 7일까지 이어지는 중국 국경절 연휴와 맞물려 기획돼 ‘돈줄’이 되는 중국인 관광객 모으기에 급급한 행사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행사 취지자체가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맞춰있다보니 국내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쓴소리다.

게다가 ‘전통시장 소외’ 논란까지 불거졌다. 지난해 전통시장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은 정부는 올해 행사에 지난해보다 두 배가 늘어난 400개의 전통시장을 참여시키며 만반의 준비를 하는 듯 했다.

하지만 호기롭게 대규모 할인행사를 벌인 백화점 등은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볐지만 전통시장에는 이렇다 할 특수가 없었다는 게 상인들 반응이다. 상인들에 대한 사전 교육도 미비해 시장에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상인들도 다수였다.

대규모 할인기간이 끝난 뒤 정부는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여한 전통시장 10곳 중 6곳에서 매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는 50개 시장 상인 중 단 250명만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불과해 신빙성이 떨어진다.

국내 소비자와 전통시장은 뒷전인 체 대형 유통업체만 배불리는 ‘그들만의 축제’로 지적받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자리잡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