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본부 축소 개편·계열사 책임경영 '강조'
2016-10-25 조지윤 기자
25일 롯데그룹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최근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겠다는 경영 혁신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정책본부 주요 임원, 23개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참석했다.
◆ 질적 성장 중심으로 경영 패러다임 전환
롯데그룹은 그룹의 도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고 경영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혁신안을 발표했다. 경영진과 임직원, 외부전문가와 협의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사회의 요구에 부합하는 도덕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회장 직속의 상설 조직인 ‘준법경영위원회’를 설치할 계획임을 밝혔다. 준법경영위원회는 그룹 차원의 준법 경영을 위한 제도를 만드는 것은 물론, 그룹과 계열사의 준법경영 실태 점검 및 개선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외부 전문가의 참여를 통해 위원회가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준법경영위원회는 올해 자산 1조 원 이상 계열사에 필수적으로 설치돼 각 계열사의 투명한 의사결정을 감독하는 조직인 투명경영위원회와 함께 그룹에 준법경영이 뿌리내리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게 사측 설명이다.
롯데그룹은 그룹의 경영철학과 전략을 기존의 양적 성장 중심에서 질적 성장 중심으로 전환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단순한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산업 생태계 내에서 함께 동반성장하며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으로 목표를 재설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 정책본부 축소개편, 계열사 책임경영 확대
롯데그룹은 정책본부가 그룹의 컨트롤타워로서 불필요한 중복 투자를 방지하는 등 꼭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생겨났으나 점차 그 규모가 확대되면서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생겨난 것으로 보고 정책본부에 대한 대규모 개편작업을 시행하기로 했다. 2004년 10월 정책본부가 설립된 지 12년 만이다.
현재 롯데정책본부는 총 7개 부서(비서실, 대외협력단, 운영실, 개선실, 지원실, 인사실, 비전전략실)와 기타 부설 조직(롯데재단, 롯데미래전략센터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근무 인원은 약 300여 명이다.
롯데그룹은 계열사 간 업무 조율, 투자 및 고용, 대외이미지 개선 등 그룹 차원의 판단이 반드시 필요한 업무만 최소한으로 남길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외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실행할 계획이다.
또한 정책본부가 계열사를 지원하는 역할로 축소 개편됨에 따라 각 계열사들은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실행하는 독립적인 책임경영이 강조될 것이라는 게 사측 설명이다.
◆ 호텔롯데 상장, 지주회사 전환 추진해 지배구조 개선
롯데그룹에 따르면 호텔롯데가 면세사업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한편 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상장을 추진해 왔다.
호텔롯데의 상장은 신동빈 회장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직접 국민들에게 약속한 사항이기도 한 만큼 롯데그룹은 검찰의 기소내용 및 재판 진행 경과를 상장 주관사단 및 관련 유관기관과 면밀히 협의해 상장을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한 당초의 상장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최적의 공모구조를 다시 한번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호텔롯데 외에도 우량한 계열사들을 차례로 상장해 기업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건전한 경영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임을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관련 법규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지주회사로 전환해 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전환구조 및 방법은 아직 검토 중인 단계지만 검토가 마무리되면 최대한 빠르게 전환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 지속적인 투자 및 고용으로 국가경제 기여
롯데그룹은 향후 5년간 40조 원을 투자하고 7만명을 신규 채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롯데그룹은 2017년부터 매년 전년대비 10% 이상 청년 고용 중심으로 채용 규모를 늘려 2021년까지 5년간 7만 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신입공채 채용인원 중 여성인재 비율도 40% 수준으로 유지해 국내 여성인력 발굴에도 힘을 더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 기간제 근로자 1만 명을 향후 3년간 단계적으로 정규직 전환할 계획이다. ▲유통 계열사 5천명 ▲식품 계열사 3천명 ▲금융 및 기타 계열사 2천명을 전환할 예정이며 주로 고용불안의 중심에 있는 기간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할 것이다.
이들은 본인의 의지와 노력만 있다면 기간에 상관없는 안정적인 일자리뿐 아니라 근속과 능력에 따라 정규직과 같은 처우와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다. 또한 전환되는 직무는 상시적으로 일할 수 있는 매장 및 지점의 현장영업관리직무를 중심으로 해 일자리의 실질적인 질을 높일 계획이다.
한편 이날 신동빈 회장은 최근 검찰수사에 대해 고객과 임직원, 협력업체 등 모든 관계자들에게 깊이 사과하며 “롯데에 대한 국민들의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깊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에 부합하는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