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해킹막는 '블록체인' 경쟁 치열...안전성·비용절감 강점
2016-11-08 김정래 기사
시중은행들이 분산원장 기술인 '블록체인'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되고 있다. 금융거래의 안전성과 투명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거래 비용까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지난달말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3조원의 투자 규모의 '2단계 핀테크 발전 로드맵' 기본방향에 디지털 통화의 제도권 편입과 분산원장 기술인 블록체인의 공동연구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도 기폭제가 됐다.
'블록체인'이란 거래 장부라고도 부르는데, 가상화폐로 거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는 기술을 의미한다.
금융사가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기록을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P2P(Peer to Peer) 기술로 거래에 참여하는 다수의 PC에 보관하는 방식이다. 불특정 다수의 PC가 마치 체인처럼 연결된 상태로 블록을 공유하고 있으므로 거래를 위조하려면 이 PC를 모두 해킹해야 한다. 사실상 위조와 변조가 불가능하다.
현재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IBK기업은행은 미국 블록체인 전문업체 R3가 구심점인 'R3CEV' 컨소시엄에 모두 가입하고 공동연구와 프로젝트에 참여·추진하고 있다.
R3CEV는 2015년 9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글로벌 금융사 50여개가 참여한 세계 최대 규모 블록체인 컨소시엄으로 블록체인 공동 개발과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올해 4월 국내 최초로 가입한 KEB하나은행을 시작으로 신한은행(6월), KB국민·우리·IBK기업은행(8월)이 차례로 가입을 완료했다.
신한은행(행장 조용병)은 지난 8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골드바)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제공하는 구매교환증과 골드 안심 보증서를 종이문서 외에 블록체인 상에도 기록하는 서비스를 내놨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종이문서를 잃어버리더라도 온라인 상에 기록된 내역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신한은행 영업점에서 골드바를 교환할 수 있어 편의성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이다. 신한은행은 향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적극 도입해 소비자들이 금융사고에 대한 걱정 없이 안전하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KB국민은행(행장 윤종규)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비대면 실명확인 증빙자료의 위·변조 여부를 확인하는 '비대면실명확인 증빙자료 보관'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난 2월에는 블록체인 관련 특허를 다량 보유한 비트코인 전문기업 코인플러그와 함께 해외송금 서비스 기술검증도 완료했다.
KEB하나은행(행장 함영주)도 R3CEV 컨소시엄 프로젝트에 참여해 중간 정산소 없이 결제되는 모델과 다수의 금융회사간 KYC/AML(고객알기·자금세탁방지)을 수행하는 PoC(신제품에 대한 사전 검증)를 완료했다. 지난 2월에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한국과 필리핀간 송금 베타 서비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IBK기업은행(행장 권선주) 역시 지난 7월 금융위원회가 영국 런던에서 주최한 '핀테크 데모 데이'에서 코빗, 케냐의 비트코인 스타트업 비트페사(BitPesa)와 핀테크 분야 공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코빗은 원화거래 비트코인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는 국내 블록체인 대표기업이며, 비트페사는 유럽과 아프리카간 비트코인 송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무협약을 통해 세 기관은 블록체인, 해외송금 분야에서 기술을 공유하고 사업기회 창출에 협력하기로 했다.
IBK기업은행(행장 권선주) 역시 지난 7월 금융위원회가 영국 런던에서 주최한 '핀테크 데모 데이'에서 코빗, 케냐의 비트코인 스타트업 비트페사(BitPesa)와 핀테크 분야 공동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코빗은 원화거래 비트코인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는 국내 블록체인 대표기업이며, 비트페사는 유럽과 아프리카간 비트코인 송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무협약을 통해 세 기관은 블록체인, 해외송금 분야에서 기술을 공유하고 사업기회 창출에 협력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행장 이경섭)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인터넷뱅킹 지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문 등을 이용한 생체인증 기능은 이미 도입됐지만, 블록체인 기술과 지문인증 서비스를 접목하는 건 농협은행이 처음이다. NH농협은행에 따르면 지금은 공인인증서로 본인 여부와 거래를 승인 받고 있는데 앞으로는 지문으로 본인인증을 해 블록체인에 쌓인 거래 정보로 거래 승인을 받으면 된다. 향후 은행간 블록체인 망이 형성되면 모든 은행의 거래 정보를 한번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우리은행(행장 이광구)은 지난 8월부터 은행 내에 블록체인 8개의 관련 부서와 4개의 자회사로 구성된 '블록체인 실무협의회'를 운영하며, 블록체인 제반 기술을 연구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블록체인 도입 움직임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보안과 비용의 효율성측면에서 위력을 발휘할 걸로 보고 있다"며 "특히 해외송금의 경우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비트코인으로 거래를 주고 받고 거래내역은 각자 장부(블록)에 기록해두면 되기 때문에 비용이나 시간이 훨씬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