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비율 300%에 갇힌 한진중공업, 한계기업 꼬리표 언제 떼나?
채권단과 자율협약이 진행 중인 한진중공업(대표 안진규)의 부채비율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자본감소폭이 부채감소폭보다 큰 데다 과도한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한 보유자산 매각도 최근 불경기로 지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의 부채비율은 지난 2013년 12월 307%, 2015년 12월 311%, 2014년 12월 311%, 2015년 332%, 2016년 6월 342% 등 최근 4년간 300%를 넘긴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도 300%를 넘는 높은 부채비율을 보일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전망이다. 부채비율이 300%라면 빚이 회사가 보유한 자본보다 3배 많다는 것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 100% 이하를 표준 비율로 보고 있으며 300% 이상은 한계기업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한진중공업의 부채비율이 떨어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자본과 부채가 동시에 줄어들고 있지만 부채보다 자본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총계가 2014년 말 1조5천억 원에서 2016년 상반기 1조2천억 원으로 20% 감소한 반면 부채총계는 같은기간 4조8천억 원에서 4조2천억 원으로 12.5% 감소에 그쳤다.
채권단과 협의로 부동산 매각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최근 자산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부채비율이 떨어지지 않고 있는 요인 중 하나다. 한진중공업은 연간 1천500억 원에 달하는 과도한 이자비용 지출을 자산매각을 통해 줄여야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1월 약 2천억 원의 운영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산업은행에 자율협약을 신청한 이후 보유자산 매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인천 서구 원창동 391번지 외 19필지, 부산 서구 임남동 소재 토지, 서울 본사 사옥, 부산 연구개발(R&D) 센터, 인천 서구 석남동 소재 토지, 인천 서구 석남동과 원창동에 있는 필지 등을 매각했다.
하지만 최근 한진중공업그룹이 묶음 매물로 내 놓은 대륜E&S 등 3개 에너지 계열사의 매각이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미래앤측과 가격 협상 등이 난항을 보이고 있어 매각 자체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 커 보인다. 불경기로 인천 율도 부지, 다대포 공장, 동서울터미널 등의 자산 매각도 지연되고 있다.
다행히 본업인 조선, 건설사업 부문에서는 희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정부가 2년간 7조5천억 원을 투입해 방산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는데 군함, 경비정, 관공선 등을 발주할 예정이다. 소형 경비정 등은 경쟁사가 없어어서 2년간 약 2조원 수주가 기대된다. 실제 지난 1일 1천500억 원 규모의 500t 급 해경 경비함 5척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9월에는 그리스 Eastern Pacific Shipping으로부터 아프라막스 탱커 2척과 옵션 2척을 총 1억7200만 달러(한화 약 1926억 원)에 계약해 1년3개월만에 수주를 재개했고, 지난 11월 14일에는 1천10억 원 규모의 부개서초교북측구역 주택재개발사업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증권가 관계자는 한진중공업이 과도하게 높은 부채비율을 낮추려면 본업에서 흑자를 내며 부채를 탕감해야 하고, 보유자산 매각이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며 "보유자산 매각이 지연되고 있지만 본업인 조선과 건설부문에서 희소식이 들려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