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과일주스에 합성향료 등 첨가제 가득한 이유?

애매모호한 표시기준 악용해 '천연'인양 현혹

2016-12-14     문지혜 기자
# 서울시 중계동에 사는 김 모(남)씨는 최근 오렌지주스를 구입했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100% 오렌지주스라는 문구를 보고 구입했지만 원재료를 살펴보니 주스 외에도 정제수뿐 아니라 구연산, 합성착향료 등 다양한 첨가물이 들어갔기 때문. 상식적으로 오렌지주스 100%에는 오렌지만 들어갈 것이라 생각했지만 정제수가 포함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김 씨는 “100% 라는 말만 보고 생과일 100%가 들어갈 것으로 여겼는데 배신당한 기분”이라며 “오렌지주스 뿐 아니라 포도주스, 사과주스 등 다른 과일주스도 마찬가지였다”고 황당해 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과일주스 가운데 ‘과일주스 100%’, ‘과즙 100%’ 등으로 표기하고 있는 제품이 많지만 실제로는 첨가물이 포함돼 있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을 갸우뚱하게 만든다. 현행법상 농축액을 희석시키는 방식의 ‘환원주스’의 경우 농축액만 ‘과일 100%’를 사용했을 경우 이를 표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일주스는 일반적으로 농축주스(환원주스)와 NFC주스(착즙주스)로 나눌 수 있다.

농축주스는 과일 원재료를 장시간 끓여 수분을 제거해 만든 농축액을 정제수와 섞어 만드는 방식이다. 보관이나 이동이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농축액을 만드는 과정에서 비타민C나 과일의 향이 날아간다는 단점도 있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 희석시킬 때 각종 첨가물들을 집어넣게 된다. 희석 비율 역시 업체마다 다르기 때문에 맛이나 품질이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표시기준에 따라 과일 농축액을 희석시키는 방식으로 제조했다 하더라도 농축액에 다른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았다면 ‘과일 100%’로 표기할 수 있다.

농축주스를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것이 NFC(Not From Concentrate)주스다. 농축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살균한 것으로 착즙원액 100%가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국내에서는 NFC주스 표기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농축과 착즙원액을 섞은 제품도 ‘NFC’로 표기하기도 한다.

국내에서 시판되는 과일주스 중 ‘천연’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애매한 광고 문구로 소비자를 현혹시키기도 한다.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 따르면 ‘합성향료·착색료·보존료 또는 어떠한 인공이나 수확 후 첨가되는 합성성분이 제품 내에 포함되어 있거나 비식용부분의 제거 또는 최소한의 물리적 절차 이외의 공정을 거친 식품인 경우’에는 ‘천연’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일부 제품들은 ‘천연재료로 만든 100% 주스’ 등의 표현 문구로 마치 '천연주스'인양 혼란을 주고 있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일부 주스 제품들이 첨가물이 들어갔는데도 불구하고 '원재료 100%' 표기로 혼란을 주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원재료에 '농축액'이라는 표기가 없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