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철 맞은 은행권, 노조 폭로전에 '몸살'...사측 길들이기?
2016-12-19 김정래 기자
행장선임과 임원인사가 이뤄지는 연말연초를 앞두고 은행권이 연이은 노조의 폭로전에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행장 임기가 임박한 IBK기업은행(행장 권선주)과 최근 임원 인사를 단행한 NH농협은행(행장 이경섭)에서 차기 행장 후보와 임원인사 배경을 두고 노조측이 추측과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행장 임기가 임박한 IBK기업은행(행장 권선주)과 최근 임원 인사를 단행한 NH농협은행(행장 이경섭)에서 차기 행장 후보와 임원인사 배경을 두고 노조측이 추측과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해당 은행 측은 노조가 근거 없는 이야기로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며 섣부른 예단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인사철마다 노조가 폭로전을 통해 사측과 힘겨루기를 하면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이려는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기업은행지부)은 지난 16일 기업은행장 인선과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후임 기업은행장에 김규태 전 전무이사와 김도진 현 부행장 및 관료 1명을 추천한 것으로 파악“했다며“차기 행장 선임 과정에 낙하산 인사가 자행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노조 측은 "낙하산 인사 시 총력투쟁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어 노조측은 “지난 11월 14일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주관으로 김도진 부행장과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 등이 함께 저녁자리를 가졌다”면서 부정청탁에 의한 인사 의혹도 제기했다.
금융위원회(위원장 임종룡)는 "김규태 전 전무이사, 김도진 현 부행장 및 관료 1명으로 후임 기업은행장을 추천한 바 없고, 노조측이 언급한 모임도 전혀 가진 바가 없다"며 해명했다.
이에 대해 IBK기업은행 내부에서는 노조측이 너무 앞서간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금융위가 오는 27일 이전 차기 행장 임명을 제청키로 했고, 노조측의 주장대로라면 3명 중 2명이 내부인사로 볼 수 있어 차분히 결과를 두고봐야한다는 지적이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노조측 주장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며 "우선 27일 이전 행장 임명이 이뤄져 경영공백에 대한 불안감도 낮아졌고, 노조측의 주장대로 내부인사가 3명 중 2명이나 제청됐다면 다행스러운 일 아닌가"하고 반문했다.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돼 후임 인선도 기약 없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다. 인선이 늦어지면 권선주 행장의 퇴임 후에는 박춘홍 전무의 대행체제로 운영되는 상황을 맞게 된다. 박춘홍 전무도 내년 1월 20일 임기가 만료돼 최악의 경우 내년 1월 이후 경영공백 상태에 빠질수도 있다.
NH농협은행 역시 지난 9일 실시된 임원 임사를 두고 노조측이 제기한 '농협중앙회 입김', '어부지리 인사' 의혹으로 뒤숭숭하다.
부행장급 승진인사 중 농협중앙회 출신들이 대거 등용됐기 때문이다.
내부에서 갖가지 추측과 소문이 난무하자, 결국 김용환 회장이 "임원 인사는 내가했다"며 농협중앙회 입김 의혹을 일축했다.
NH농협은행 부행장 11명 중 대규모 충당금 적립을 실행한 박규희 여신심사본부장과 김형열 리스크 관리 본부장만 살아남고 나머지 인원들은 모두 바뀐 것에 대해서도 김용환 회장은 "성과 중심의 인사"라고 못 밖았다.
이에 대해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노조측이 새로 임명된 임원들의 업무 능력에 대해 꼼꼼히 따져보고 비판을 제기하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자격의 적절성 여부를 따지지 않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하게되면 이번 인사로 임명된 당사자들에게도 민폐와 무례를 저지르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NH농협은행)이 연 내에 3급 인사, 내년 1월 중순경 4급 인사 후 5급 인사까지 순차적으로 정기 인사가 이뤄질 예정인데, 노조가 그 때마다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