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서스5x 무한부팅 고통...제품결함인데 유상수리뿐?

보증기간 지나면 '칼' 유상 적용...미국에선 일부 환불?

2016-12-21     김국헌 기자

LG전자 넥서스5x 무한부팅이 소비자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는 가운데 일부 소비자들이 미국에서는 환불이 가능하지만 국내에서는 유무상 수리만 해주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파주에 사는 권 모(여) 씨는 작년  11월  LG전자 넥서스5x를 구매해 1년이상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단말기가 갑자기 꺼지며 무한부팅이 계속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서비스센터에 찾아갔더니 무상보증 기간인 1년이 지났으므로 유상수리해야 하며 수리비만 20만 원에 달한다고 안내했다.

거의 새 휴대폰 가격과 맞먹다보니 해지를 생각해 봤지만 아직 약정이 끝나지 않아서 위약금까지 물어야 했다. 권 씨는 이도저도 못하고 고통받고 있다가 미국 소비자들 대상으로는 환불 조치를 해줬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권 씨는 "미국 소비자에게만 환불조치를 해주고 국내 소비자에게는 수리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는 엄격한 내수차별"이라고 주장했다.

▲ LG전자 넥서스5x

넥서스 5x는 구글의 순정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구글과 LG전자가 합작해 만든 제품이다. 지난해 10월 국내에서도 출시돼 저렴하고 성능좋은 스마트폰으로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구글이 넥서스 제품을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올해 10월 단종됐다.

문제는  일부 넥서스5x 모델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무한부팅 현상이 발생해 소비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것. 무한부팅이란 스마트폰이 정상적으로 켜지지 않고 초기 부팅 화면을 반복하는 오류를 말한다. 무한부팅을 겪고 있는 사용자들은 캐쉬 삭제, 팩토리 리셋, 세이프 모드에서 부팅 등 온갖 방법을 사용해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통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자 LG전자 미국 법인은 지난해 11월 말 무한부팅 문제가 발생한 스마트폰 ‘구글 넥서스5X’를 전액 환불해주기로 결정했다.
▲ 미국 레딧(Raddit)에 올라온 한 유저의 글. 해당 이용자가 넥서스5x 무한부팅 현상에 대해 LG서비스센터로부터 이메일을 받았고, 기기를 접수했지만 부품재고가 없어 전액 환불해주겠다는 내용이다.


11월 말 당시 미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LG전자 미국법인은 무한부팅 수리를 위해 넥서스5X를 회사에 보낸 소비자들에게 전액 환불해주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전달했다. 넥서스5X를 수리할 수 있는 부품이 없고, 제품 결함을 인정한다는 것이 환불 사유다. 미국내 판매점에서 구입했다면 구매가격으로 전액 환불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사실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다수의 소비자들이 미국에서는 환불이 가능한데 왜 한국에서는 유무상 수리만 이뤄지느냐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확인결과 현재 미국에서도 국내와 똑같이 유무상 수리만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 관계자는 "미국에서 환불은 11월 말 당시에 일시적인 부품 수급 문제가 발생해 한시적으로 시행된 조치"라며 "지금은 부품 수급이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국내와 똑같이 유무상 수리가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형평성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무한부팅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데도 LG전자가 별다른 정책을 내놓지 않는 점은 여전히 소비자들의 불만사항이다.

현재 메인보드를 교체하는 형식으로 1년 이내에만 무상수리되고 이후엔 유상수리를 진행하고 있는데 다른 단말기와 똑같은 수리 정책이다.

▲ 넥서스5x의 무한부팅에 대한 소비자의 무상수리 요구에 대한 LG전자 고객센터의 답변.
소비자들이 넥서스5x 무한부팅과 관련해 LG전자 고객지원센터에 이메일이나 전화문의를 하면  "엔지니어가 규정에 따라 조치하는 부분이며 동일 증상에 대한 동일 원인에 의한 발생 및 관련 내용이 담당 부서를 통해 공지되지 않아 확실한 답변이 어렵다"는 매크로식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

또 "서비스센터에 동일 원인에 의한 이상 증상으로 문의하시거나 조치를 받고자 하는 사례가 지속 발생하는 경우 해당 부서로 내용이 전달되며 이후 서비스 조치가 정해진다"고 안내하고 있다. 결국 '이슈화' 되지 않으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국내 소비자들은 미국과 같은 환불까지는 해주지 않더라도 무한부팅이 제품결함임을 인정하고 보증기간이 1년이 지나더라도 무상수리를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LG전자는 무한부팅현상이 다수 발견된 G4에 대해서는 기간에 관계없이 무상수리를 취해준 바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