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끝나는 증권사 CEO들 거취는?...한투증권 유상호 사장 10연임 여부 관심

2016-12-22     김건우 기자

새해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곧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증권사 CEO들의 연임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만 따져도 내년 초까지 4명의 CEO들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과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 조웅기 사장은 거취가 결정됐고 나머지 3명은 대기 중이다.

조웅기 사장은 지난 달 미래에셋대우 통합법인 임원 인사에서 최현만 수석부회장과 마득락 사장과 더불어 미래에셋대우의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거취가 결정됐다. 최 부회장이 관리부문을 맡고, 조 사장은 IB와 트레이딩, 홀세일사업부문을 담당할 예정이다.

조 사장은  보람은행·하나은행·미래에셋자산운용을 거쳐 2000년 미래에셋증권에 합류해 투자은행(IB) 본부장, 법인CM대표, 리테일사업부 사장을 거쳐 2010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는 금융투자업계의 장수 CEO 중 한 명이다.

▲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사장
아직까지 연임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3명의 CEO 중에서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의 '10연임 가능여부'가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교보생명 김해준 사장과 더불어 '장수 CEO'중 한 명인 유상호 사장은 한국금융지주 김남구 부회장의 '계열사 실적이 좋으면 연임한다'는 원칙 하에 그동안 임기를 이어오며 한국투자증권을 성장시켜 온 장본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순이익은 1천771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4.7% 감소했다. 이는 주식시장 불황에 따른 감소분으로 올해 3분기만 놓고 보면 순이익이 691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초대형 투자은행(IB) 대비 자본확충을 실시하는 등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초대형 IB 경쟁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현재까지 조직을 무난히 이끌어 온 유상호 사장의 역할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다만 올해 연이어 발생한 고객 투자금 횡령사고를 비롯해 내부 관리 측면에서 문제를 나타낸 점은 마이너스 요소다. 금융감독원은 올해만 2차례 횡령사고가 발생한 한국투자증권을 상대로 내부통제시스템 관련 현장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NH투자증권 김원규 사장은 초대 사장으로서 합병 이후 매끄러운 조직통합과 업황 부진속에서도 실적 선방에 성공해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원규 사장은 2014년 말 취임 이후 기본 임기 2년에 플러스 알파를 보장 받았다.

올해 NH투자증권의 실적은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순이익으로 1천990억 원을 거둬 전년 동기대비 12.1% 줄었지만 지난해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에 내줬던 증권사 당기순이익 1위 자리를 현재까지는 탈환했다.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 중에서도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세부적으로는 통합법인 출범 이후 브로커리지 외에 IB업무를 강화했고 올해 8월에는 신사업으로 업계 최초로 헤지펀드 상품을 출시하는 등 사업 다변화를 통해 안정적 수익기반 구축에도 성공했다.

반면 2012년 이후 5년여 간 재임중인 신한금융투자 강대석 사장의 연임은 안갯속이다. 2012년 2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2014년 2월부터 1년 단위로 현재까지 3연임에 성공하며 입지를 다졌지만 올해 업황 부진을 감안하더라도 실적감소가 뚜렷하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신한금융투자의 누적 순이익은 858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5.8%나 감소했다. 상위 10대 증권사 중에서는 KB투자증권과 합병이 예정된 현대증권을 제외하면 순이익 감소율이 가장 높다. 직전년도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던 것과는 대조되는 결과다.

신한금융지주내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기여도에서도 지난해 신한카드(대표 위성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지만 올해는 3분기까지 신한생명(대표 이병찬)에게도 자리를 내준 상황이다.

다만 강대석 사장이 지난 7월 초대형 IB 육성을 위해 신한금융지주에서 5천억 원 증자를 이끌어내는 등의 이슈를 감안하면 지주 차원에서 연임을 감행할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