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미래에셋대우 공식 출범...향후 과제는?

2016-12-29     김건우 기자

미래에셋증권(대표 조웅기)과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의 합병법인이 29일 공식 출범하면서 국내 1위 증권사로 발돋움하게됐다. 지난해 12월 24일 미래에셋증권이 구 대우증권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후 1년여 만에 통합절차가 마무리된 셈이다.

우선협상자 선정 이후 1년 간 합병과정에서 주식매수청구권 이슈를 비롯해 난제가 있었지만 다른 M&A 사례와 비교하자면 상대적으로 순탄하게 넘어왔다는 평가다.

현재 직원이동과 인사·조직개편을 비롯한 두 법인의 물리적 결합은 이미 완료된 상태이고 통합시스템도 내년 1월 2일 정상 오픈을 앞두고 있다. 다만 조직문화, 성과급 체계, 인사제도 등 조직 통합을 비롯한 화학적 결합과 더불어 불어난 조직에서의 수익성 개선 등도 시급한 과제로 남아있다.

◆ 구조조정 없는 깔끔한 결합, 초대형 투자은행 선두주자로 도약

통합 미래에셋대우는 고객자산 220조원, 자산규모는 62조5천억 원으로 독보적인 국내 최대 증권사로 출범하게 됐다. 국내 금융투자업을 뛰어넘어 은행을 포함한 금융업에서도 5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 미래에셋대우 본사 전경
특히 국내 대형 증권사 간의 결합으로 인수전부터 뜨거운 논쟁이 있었던 두 증권사의 합병 과정은 예상보다 잡음이 적었다는 평가가 많다.

우선 양사 조직을 통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인위적 구조조정이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존 인수합병 사례와는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필연적으로 두 조직이 합병하면 중복 업무, 조직 유연성 강화 등의 이유로 일정부분 구조조정은 필수적이다.

실제로 미래에셋대우 노조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방침대로 현재까지 두 조직에서의 구조조정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양사 주력군이 미래에셋증권은 자산관리와 퇴직연금, 미래에셋대우는 브로커리지와 투자은행(IB) 부문이라는 점에서 두 조직의 결합으로 인한 중복보다는 부족한 영역을 보완하는 시너지 차원에서도 인력 감축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평가다.

오히려 지난 10월 미래에셋생명으로부터 전직 프로그램을 통해 일부 인원이 미래에셋증권으로 이동하면서 인력 충원이 이뤄졌다. 당시 퇴직연금, 펀드판매, 방카슈랑스 경력자들을 우대 채용하면서 영업적 측면을 강화하고 미래에셋그룹이 새로운 먹거리로 집중하고 있는 퇴직연금 사업에 대한 확대 의지로도 해석됐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합병으로 초대형 투자은행(IB)에 더욱 다가서고 있는 모습이다. 합병 이후 자기자본은 단순 합산기준 약 6조7천억 원으로 압도적으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NH투자증권(약 4조5천억 원), 한국투자증권(약 4조2천억 원, 유상증자 이후 기준) 등과 비교해도 2조 원 이상 격차를 벌렸다.

합병 과정에서 약 1천100억 원 상당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있어 이를 제외하면 자기자본은 6조6천억 원으로 떨어지지만 올해분 순이익과 추가 자사주 매각으로 자기자본 8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은 유상증자 및 자사주 매각 포함 기준. KB증권은 통합 후 단순 합산 기준.
자기자본 8조 원 이상 증권사에는  4조원 이상 증권사에 허용되는 어음발행, 외국환 업무와 더불어 종합금융투자계좌(IMA), 부동산담보신탁 업무까지 가능해 사실상 시중은행과 견줄 수 있을 만큼의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지난 달 실시한 통합 조직개편에서도 초대형 투자은행에 대한 박현주 회장의 의지가 드러났는데 대표이사 직속의 초대형투자은행추진단을 신설하고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에서 벗어난 적극적인 해외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내년 1분기에는 뉴욕법인을 통해 프라임브로커리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 화학적 결합문제, 자본확충에 따른 수익성 리스크 해결해야

다만 두 조직의 결합인만큼 내부적으로는 화학적 결합이 가장 큰 숙제다. 오너십과 수직적 조직문화가 강한 미래에셋증권과 달리 구 대우증권은 수평적 조직문화가 강하다는 점도 조직 결합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표적으로 노동조합도 구 대우증권은 존재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은 노동조합이 없다.

실제로 증권사 합병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NH투자증권의 경우도 우리투자증권과 통합 당시 연봉 및 직급체계가 다르고 노조 통합에도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는 점에서 통합법인이 가져가야 할 시급 과제로 꼽힌다.

추가 자본확충에 따른 수익성 리스크도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올해 3분기 기준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 모두 자기자본이익률(ROE)이 4.2%로 떨어졌다. 전년 동기대비 반토막이 난 것으로 브로커리지를 비롯해 증권업황 악화에 따른 결과다.

특히 해외진출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자기자본 8조 원 달성 과제가 남은 미래에셋대우는 과감한 투자 및 자금조달이 필수적이지만 ROE도 끌어올려야 하는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자사주 매입이나 후순위채 발행 등 추가 자본확충안이 필수적이지만 선뜻 결단하기 어렵다.

다만 브로커리지 수익 위주의 도토리 키재기식 경쟁만 했던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 이번 합병을 통해 미래에셋대우가 주도권을 쥐고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기대하는 바가 큰 것은 분명하다. 

미래에셋대우 김대환 창업추진단장은 "지난 1년간의 통합 작업을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미래에셋대우가 출범하게 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세계 유수의 투자은행들과 경쟁할 수 있는 아시아 대표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