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청소기 배터리 수명 고작 6개월...교체비용도 헉~

배터리값이 구매가의 30~50% 차지

2017-02-02     김국헌 기자

무선청소기 배터리의 짧은 수명에 대한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다. 배터리 수명이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가량이며 무상보증 역시 본체의 절반수준인 6개월밖에 되지 않지만 구매 시 이에 대한 안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무선청소기 구매계획을 가진 소비자라면 배터리의 수명은 물론 무상보증기간과 교체비용까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충북 청주시에 사는 정 모(여)씨는 지난해 중순 경 '배터리 1회 무료 교환' 행사를 하는 일렉트로룩스 무선청소기를 구입했다. 10분씩 일주일에 평균 5회를 사용했다. 정확히 6개월이 지날 무렵 더 이상 충전이 되지 않았고 작동 시 바로 꺼지는 증상이 나타났다. 배터리 1회 무상교환받았지만 역시 6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서비스센터에 문의하자 "배터리는 6개월 이상 쓰면 무상으로 바꿔주지 않는다"고 했다. 구입시 전혀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정 씨는 "고작 1년 정도 쓰려고 수십만 원을 들여 무선청소기를 구입한 게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비용 감당이 어려워 무선청소기는 사용을 중지한 채 한쪽에 밀쳐둔 상태다.

부산 기장군에 사는 장 모(여)씨 역시 약 1년 전 30~40만 원 대의 일렉트로룩스 무선청소기 2대를 구입했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2대 모두 충전이 되지 않았다. AS를 맡기자 배터리 교환 비용으로 각각 7만 원, 12만 원을 안내받았다. 장 씨는 "앞으로 10년은 더 써야 하는데 매번 배터리를 교체하며 쓸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분당에 사는 김 모(여)씨는 LG전자의 무선청소기를 지난 2015년 3월 경 구매했다. 1년 정도 지나자 충전시간이 점점 짧아졌고 서비스센터에 문의하자 "배터리는 보통 6개월에서 1년이 사용가능하다"는 답과 함께 배터리 추가구입 가격 10만 원 가량을 안내받았다.

김 씨는 "최장 1년을 주기로 10만 원대 배터리를 교체해가며 청소기를 쓸 소비자가 몇명이나 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씨는 판매당시 배터리 수명에 대한 충분한 상품설명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해 반품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무선청소기는 집안 곳곳 이동이 간편하다는 점에서 주부들에게 인기가 높은 제품이다. 최근에는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실용성이 강화된 스틱형 무선청소기의 수요가 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기청소기 시장은 200만대 수준으로 수년째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무선청소기 분야는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스웨덴 일렉트로룩스와 영국 다이슨 등 외산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던 무선청소기 시장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동양매직 등 국내브랜드들이 가세한 상태다.

하지만 무선청소기 배터리 수명시간이 6개월에서 1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많은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흔히 쓰이는 청소기용 배터리는 리튬이온 방식과 니켈수소 방식으로 나뉘는데 니켈수소를 채용한 무선청소기의 배터리가 문제가 되고 있다. 니켈수소는 리튬이온보다 단가가 다소 저렴하지만 수명이 짧다.

특히 무선청소기는 '한번 충전 후 사용 시간'이 경쟁력인 탓에 대부분 대용량 배터리를 채택하면서 가격도 높아졌다. 실제로 시장에 나온 제품을 전체적으로 훑어보면 배터리값이 실제 구매하는 제품 값의 30%, 많게는 절반 이상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제조업체들은 배터리를 소모품으로 판단해 대부분 6개월의 무상보증기간을 적용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구매 시 배터리 사용주기에 대한 어떤 안내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일반 진공청소기의 배터리 사용기간을 예상하고 무선청소기를 구매한 소비자 입장에선 6개월만에 배터리 추가 구매를 해야 하는 상황을 납득하기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제조사 관계자는 "판매자들이 무선청소기 배터리 수명에 대해 제대로 고지하고 있지 않은 점은 제조사 입장에서 설명하도록 강제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최근 나오는 신제품들은 배터리 무상교체 기간을 1년으로 늘리고 수명이 상대적으로 긴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