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주요 계열사 CEO 임기만료..신한카드·신한금투 사장 유력 후보는?
신한금융그룹이 조용병 회장 선임에 이어 신한은행의 새로운 수장으로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을 내정되면서 자회사에 대한 CEO 인선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위 사장이 떠나게 된 신한카드를 비롯해 신한금융투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제주은행, 신한저축은행, 신한PE, 신한신용정보 등이 다음달 CEO 임기가 만료된다.
특히 그룹내에서 은행 다음으로 규모가 큰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의 CEO 선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3번 연임에 성공한 강대석 사장의 4연임 여부가 이목을 끈다.
◆ 차기 신한카드 사장 김형진-임영진 2파전 양상
신한카드의 신임 수장 후보로는 위성호 신한은행장 내정자와 신한은행장 경쟁 후보였던 김형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과 임영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서현주 신한은행 부행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김 부사장과 임 부사장의 2파전으로 굳어지고 있다.
김 부사장은 1958년생으로 1983년 신한은행 입행 이후 신한은행 인사부 부장, 신한은행 부행장보와 부행장, 신한데이타시스템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2013년 5월 신한금융지주 전략담당 부사장으로 컴백해 현재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임 부사장보다는 3년 선배로 위성호 신햔은행장 내정자보다도 입사연도가 2년 빠르다.
임 부사장은 1986년 신한은행에 들어와 일본 오사카지점장, 신한은행 부행장보와 부행장, 신한금융투자 WM그룹 부사장을 거쳐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월 고(故)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지병으로 부재 당시 신한은행장 직무대행을 지낸 바 있다.
역대 신한카드 수장들이 밟아온 이력을 보자면 두 부사장 모두 그 전철을 밟아가고 있다.
이재우 초대 사장은 2002년 신한은행 부행장, 2006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역임하고 2007년 10월 신한카드 사장으로 부임했으며 위 내정자도 2008년 신한금융지주 홍보 부사장과 2011년 신한은행 부행장을 거쳐 2013년 8월 신한카드 사장에 올랐다. 그룹 내 주요 계열사 요직을 두루 거친 뒤 임명됐다는 공통점도 있다.
두 부사장 모두 신한은행 부행장을 거쳐 현재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직을 역임중이다. 특히 임 부사장은 현재 신한카드 등기임원으로 기타 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는 정도가 차이점이다.
다만 '순리'를 강조한 신한금융의 CEO 선임과정을 고려해보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1957년)와 위성호 신한은행장 내정자(1958년)보다 아래 연배인 1960년생 임 부사장이 유리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58년 생인 김형진 부사장은 위성호 내정자의 입행 선배라는 점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이력과 업적면에서는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을 역임한 김 부사장은 신한카드의 모바일·빅데이터 중심 전략을 이끌어갈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위성호 신한은행 내정자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코드나인 시리즈를 성공시켰고 지난해는 FAN(판) 브랜드를 론칭시켜 신한금융그룹 내 전체 멤버십 플랫폼으로 안착시키는데 공을 세운 바 있다.
◆ 신한금융투자는 '안갯속', 강대석 사장 연임 여부도 불투명
한편 신한금융투자의 차기 CEO 후보군은 현 강대석 사장의 연임 이슈와도 맞물려 있어 예측이 어렵다. 현재까지 3번 연임에 성공한 강 사장의 4연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지만 물갈이론도 만만치 않다.
금융투자업계가 지난해 증시 불황으로 인한 주식중개수수료 수익이 줄었고 국내 채권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평가액도 감소하면서 실적이 곤두박질쳤지만 신한금융투자의 지난해 실적 부진은 두드러졌던 점도 악재로 꼽힌다.
특히 실적 부진으로 금융지주 내 입지도 좁아진 상태다. 신한금융투자는 지주 비은행계열사에서도 신한카드와의 순이익 격차가 더 벌어졌고 신한생명(대표 이병찬)에게도 뒤쳐졌다.
금감원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으면 향후 1년 간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규사업 진출도 불가능해져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에 내릴 수 있는 중징계다. 금융투자업권에서 '기관경고' 조치가 나온 것은 불법 자전거래를 도운 혐의로 지난해 6월 기관경고를 받은 교보증권 이후 처음이다. 신한금융지주 내 계열사에서 4연임을 한 사례가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강 사장이 지난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추천됐을 당시 고사했다는 점에서 금융투자업 한 우물만 판 강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바라보고 있다. 강 사장은 1980년부터 8년 간 외환은행에서 근무한 것을 제외하고는 경력 대부분을 증권사에서 보낸 전문가라는 점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연임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금융투자업권이 지속되는 수익성 악화로 위기 극복과 신규 수입원 발굴 등이 절실하다는 점에서 증권 베테랑인 강 사장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 신한금융투자는 강 사장 부임 첫 해였던 2012년 연간 순이익이 639억 원에 불과했지만 2015년 2천155억 원으로, 4년 만에 순이익이 3배 이상 뛰는 등 존재감 있는 증권사로 거듭났다.
한편 CEO 임기가 만료되는 신한금융 자회사들은 다음 달 열리는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에서 후보군을 선정해 각 계열사 이사회를 거쳐 정기주주총회에서 임명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