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수익성' 오뚜기 '점유율'...다른 카드 꺼내든 라면 1,2위 싸움 어찌 될까?
2017-04-03 문지혜 기자
라면업계 1~2위를 달리고 있는 농심과 오뚜기가 엇갈린 길을 가고 있다.
선두 업체인 농심이 지난해말 라면 가격을 인상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힘을 쏟고 있는 반면, 오뚜기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점유율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말 신라면, 짜파게티 등 전체 23개 제품 중 18개 제품의 권장 소비자가를 평균 5.5% 인상했다. 물가상승률에 비해 라면값 인상률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나왔고 점유율 경쟁으로 인한 판관비 부담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농심은 지난 2011년 라면값을 올린 이후 5년 만에 가격을 인상했다.
이와 달리 오뚜기는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오뚜기는 지난 2008년 가격을 올린 이후 10년 가까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가격경쟁력과 공격적인 판촉에 힘입어 점유율도 크게 확대됐다. 오뚜기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4년 18.3%에서 지난해 23.2%로 5%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오뚜기의 대표 제품인 진라면이 농심 신라면에 이어 2위로 올라선데다가 지난해 프리미엄 라면 ‘진짬뽕’이 인기를 끈 덕분이다.
라면 부문 매출 역시 크게 증가했다. 오뚜기 지난해 전체 매출 2조 원 가운데 라면 매출이 6천800억 원, 비중 34%으로 점차 확대되는 모양새다.
농심은 대체재 증가에 따른 국내 라면시장의 축소, 오뚜기를 비롯한 경쟁사의 공세 강화 등이 맞물리면서 2014년 58.9%에서 2016년 53.9%로 최근 3년간 점유율이 하락했다.
IBK투자증권 김태현 애널리스트는 “라면의 경우 소비자 경향이 매우 보수적인데도 오뚜기는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어 매우 긍정적”이라며 “오뚜기의 라면가격 동결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분석했다.
다만 농심은 지난해 말 가격 인상으로 인한 점유율 감소는 없었다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내놓은 신제품인 볶음 너구리를 비롯해 장칼국수, 콩나물 뚝배기 등의 신제품이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며 “다양한 신제품과 장수제품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