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번 식후 30분’ 복용 방법, 안 지키면 큰일?

2017-04-04     문지혜 기자
# 서울시 중계동에 사는 김 모(남)씨는 최근 환절기 감기로 인해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을 처방받았다. 약사는 두 종류의 알약과 가래 방지용 가루약 등을 처방해주면서 하루 3번, 식후 30분마다 복용하라고 했다고. 하지만 감기로 인해 입맛이 없어 식사를 거르게 되자 약을 먹어도 될지 고민이 됐다. 김 씨는 “밥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약을 먹으면 속이 쓰리다거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 않느냐”며 “식후 30분 마다 먹으라고 한 이유가 있을 것 같다”고 되물었다.

가장 흔한 약 복용법인 ‘하루 3번, 식후 30분’을 지켜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식사를 하지 않고 약을 먹는 등 이를 지키지 않으면 부작용이 나타날까?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 따르면 가장 일반적인 약 복용법인 ‘하루 세 번, 식후 30분’은 규칙적으로 약을 먹어 부작용을 줄이고 몸에서 약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위장장애를 유발하는 약이 아닌 이상 정해진 시간에 따라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물론 부작용을 줄이거나 효능을 높이기 위해 식사 중간에 먹거나 식후 30분 안에 먹어야 하는 의약품도 있다. 오르리스타트 성분의 비만치료제는 섭취한 음식에서 지방 성분이 흡수되지 않도록 막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음식물과 함께 섭취하거나 흡수되기 전인 식사 후 1시간 이내에 복용해야 한다.

이부프로펜, 디클로페낙 성분의 소염진통제와 철분제 등은 공복에 복용할 경우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식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식후에 먹으면 음식물로 인해 약 흡수가 방해되거나, 식전에 먹어야 효과가 좋은 약도 있다.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골다공증치료제는 음식물에 의해 약 흡수가 방해되기 때문에 식사 1시간 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 약이 식도에 흡착하면 염증이 생길 수 있어 물을 충분히 마시고 복용 후 바로 눕지 않아야 한다.

수크랄페이트 성분의 위장약은 위장관 내 젤을 형성해 위점막을 보호하는 약이기 때문에 식사 전 복용해야 한다. 설포닐우레아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도 식전에 복용해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방지한다.

식사와 상관없이 취침 전에 복용해야 효과가 높고 부작용이 줄어드는 의약품도 있다. 비사코딜 성분 변비약은 복용 후 7∼8시간 뒤에 작용이 나타나므로 잠자기 전에 복용하면 아침에 배변 효과를 볼 수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 치료에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는 졸음이 발생하는 부작용이 있어 취침 전 복용이 권장된다. 심바스타민 성분 고지혈증 치료제는 체내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저녁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아트로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성분의 경우에는 심바스타민보다 작용 시간이 길어 아무 때나 복용할 수 있다.

암로디핀, 칸데사르탄 성분의 고혈압 치료제는 음식물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에만 복용하면 된다. 다만 주로 혈압이 아침에 올라가는 것을 감안해 아침에 먹는 것이 좋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헤 기자]